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에도 실형 면해
‘불법촬영 혐의' 1심 재판도 집행유예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장남 이모씨가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촬영 혐의 재판 1심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음주운전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24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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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굴지의 제약회사 종근당 오너일가의 3세가 2심에서도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음주운전으로 세 번째 형사처벌을 받게 된 그에게 법원은 "행실을 바르게 하라"며 법정에서 꾸짖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 김양섭)는 24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장남 이모(33)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하고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이 "이씨가 이미 2회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데도 자신의 음주운전 습벽(몸에 익어버린 행동)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지만 2심 재판부는 집행유예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동종전과의 위험성 등 검사가 양형부당을 주장한 사정은 이미 원심에 반영됐다“며 ”이씨가 반성하고 있고, (음주운전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점, 이씨의 나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원심 양형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를 마친 뒤 이씨에게 “앞으로 행실을 바르게 해야 할 것 같다. 여러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고 있고, 보는 눈이 많으니 행실을 그만큼 책임져야 한다”며 “본인의 행위에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생활하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올해 2월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약 3㎞ 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적발 당시 이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94%였다. 이씨는 2007년과 2017년에도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돼 각각 벌금 250만원,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약식명령은 상대적으로 경미한 범죄의 경우, 검사가 제출한 서면만 보고 형을 정하는 재판 절차다.

이씨는 음주운전 재판과 별도로, 자신과 성관계를 한 여성 4명의 신체 일부를 촬영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달 12일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검찰과 이씨 측이 모두 항소해 2심 판단을 받게 됐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