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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한날 나란히 바이든 "미국이 돌아왔다" … 트럼프 "미국우선주의 사라져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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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이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는 팀"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팀 한 명씩 직접 소개

"권력에 진실을 말할 것" "겸손과 자신감 외교"

트럼프, 칠면조 사면식 "美 우선주의 폐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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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4일(현지시간) 외교안보 각료급 지명자 6명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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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전날 지명한 외교·안보팀 장관급 6명을 직접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무대에 함께 오른 국무장관, 국가정보국장(DNI), 주유엔대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을 가리키며 "미국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세계로부터 물러서지 않고 세계를 이끌 준비가 돼 있고, 동맹을 거부하지 않고 적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의 외교무대 복귀와 동맹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 팀은) 미국은 동맹과 함께할 때 가장 강력했다는 내 신념을 상징한다"면서 "파트너와 손잡는 게 우리가 미국을 진정으로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동맹과 함께해야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적을 억제하며, 테러리스트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외교정책과 국가안보를 단순히 바로잡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그려낼 것"이라고 말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폐기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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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소감을 말하고 있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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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를 "이 자리를 위해 준비된 사람", "내가 가장 가깝고 신뢰하는 보좌관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블링컨 가족이 이민이나 망명으로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밝히면서 "미국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바로 그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의붓아버지가 어릴 적 집단수용소에서 도망친 뒤 미군을 만나 구조된 이야기를 꺼내며 "이것이 미국이 세계에 보여준 모습"이라면서 "겸손함과 자신감을 균형 있게 겸비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혼자 세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겸손해야 하고, 동시에 미국은 여러 나라를 움직여 우리 시대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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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 지명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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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를 "똑똑하고, 겸손하며, 한 번의 대화에서 문학과 이론물리학, 자동차 수리와 비행기 운전, 북 카페 운영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 모든 것을 직접 해봤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바이든은 "정보기관 수장에 정치적 인물이 아닌 전문가를 선택했다"면서 "그는 또 다른 팬더믹이나 외세의 선거 개입 같은 위협이 이 나라에 오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 경보를 울리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인스 지명자는 바이든을 향해 "우리가 당신을 위해 일하지 않고 미국인을 위해 일하라고 우리를 뽑은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내가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하는 것을 회피한 적이 없다는 것을 당신도 알기 때문에 그게 DNI 국장으로서 내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하는 말이 듣기 불편하고 곤란하더라도 정보기관의 시각을 가치 있게 여길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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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대사 지명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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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대사 지명자를 "외교관 경력 35년의 노련하고 탁월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인종 차별이 남아있던 루이지애나주에서 8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그 집안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나와 스위스부터 라이베리아까지 4개 대륙을 돌며 외교관으로 일한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내정자는 동료 외교관과 전 세계 공무원들을 향해 "미국이 돌아왔다. 다자주의가 돌아왔고, 외교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근무 때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불러 누구는 양파를 썰고 육수를 뽑고 함께 남부 음식 '검보'를 만들며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다"면서 '검보 외교' 철학을 밝혔다. 이어 "글로벌 팬더믹과 글로벌 경제, 기후변화, 대규모 이민과 극심한 빈곤 같은 문제도 미국이 이끌면 풀지 못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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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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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를 "한 세대에 한 번 나올 지적 능력의 소유자", "세계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기 위한 경험과 기질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또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과 국내 정책 모두에 관해 내가 가장 신뢰하는 보좌관 중 한 명이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전략 개발을 도왔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설리번이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라는 내 비전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국가안보보좌관 역할 개념을 기존보다 확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설리번 지명자는 "핵무기부터 테러까지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팬더믹과 경제 위기, 기후 위기, 기술로 인한 민주주의의 위기, 인종 문제와 불평등 같은 전례 없는 국내외 위기에 대해 국가안보를 재해석하라는 당선인의 지시대로 모든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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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칠면조를 사면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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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사가 열린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 전통에 따라 칠면조를 사면하는 행사에 참석해 "미국 우선주의는 사라져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외교안보팀이 미국 우선주의 폐기와 다자주의, 동맹 외교의 복귀를 주창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트위터로 짐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공동기고문에서 "미국 우선은 미국 혼자라는 뜻"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제거하길 바란다"고 썼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매티스를 향해 "그를 더 빨리 잘랐어야 했다. 그가 없어진 뒤 최고의 일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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