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트럼프, 바이든 취임 날 출마선언 검토"
4년간 공화당 장악하고, 언론 관심 끌기 전략
바이든, 코로나19로 취임식 최소화할 예정
"트럼프, 선거 소송 실패 묵시적 수용"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인 28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또다시 라운딩을 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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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날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28일(현지시간)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측근 참모들과 2024년 대선 캠페인 출정식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는 나왔지만,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당일 행사를 열어 이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처음이다.
두 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법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주간, 특히 취임식 당일에 차기 선거 캠페인 관련 행사를 여는 방안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4년 동안 공화당 안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언제 출마 선언을 하는 게 최적인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바이든 취임 첫날부터 찬물을 끼얹고 언론의 관심을 끌어오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지층을 모아 떠들썩한 대권 출정식을 열며 세를 과시해 앞으로 4년간 공화당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바이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취임식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어서 트럼프 대통령 전략대로라면 세간의 관심이 트럼프와 대규모 군중에게 쏠릴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출마 계획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 등 법적 노력이 차기 대선을 위한 선거 전략의 일환이며, 퇴임 후 정치적 영향력과 대중의 관심을 유지하려는 욕구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바이든은 "지루하기(boring)" 때문에 집권 후에도 대통령보다 자신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출마를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측근들은 이번 선거에 참여한 공화당 고액 기부자들 가운데 어떤 이들이 2024년에도 트럼프를 후원하고, 누가 후원을 그만둘지 분류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와 폴리티코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유권자의 54%가 2024년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대선 본선에서 트럼프를 찍겠다는 공화당 유권자가 66%라는 여론조사(세븐 레터 인사이트)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지만, 4년 뒤 재출마 논의가 나오는 것은 자신의 법적 소송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는 묵시적 수용으로도 보인다. 그는 지난 26일 '대통령 선거인단이 바이든을 뽑으면 백악관을 떠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그럴 것이다. 여러분도 그것을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실수하는 것"이라고 말해 패배는 부인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간접 선거 방식이어서 다음 달 14일 대통령 선거인단 538명이 트럼프와 바이든 가운데 투표를 하면 법적으로 승자가 확정된다. 지금까지 각 주에서 투표를 집계한 결과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인단 306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232명을 확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변호사들이 이번 대선 결과 뒤집기에 실패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확정 지은 직후인 지난 9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재출마설이 흘러나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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