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여야가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각 당의 입장에 따라 윤 총장을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준 자’ 혹은 ‘정권의 법치주의 말살의 피해자’로 표현하며 격론을 이어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이 왜 어려운지 요즘 검찰 스스로 보여줬다”며 “검란은 여러 번 있었지만 검찰은 자기반성 보다 조직의 권력을 지키려는 몸부림으로 기억에 남는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을 직무정지 한 이후 집단반발하고 있는 검찰을 저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검찰개혁은 흔들림 없어야 한다”며 지속적인 검찰개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윤 총장의 징계위원회가 2일 개최한다. 현직 검찰총장의 징계위 회부는 윤 총장이 초래한 자업자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이 내정되자마자 윤 총장은 먼지털이식 수사와 무리한 기소로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총장 사태는 검찰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것”이라며 “관행이란 이름으로 그동안 자행해 온 과거를 자성하고 국민 검찰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윤 총장 쫓아내기의 정치적 음모를 제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추 장관과 민주당 일각에서 윤 총장을 내쳐야겠다는 근본적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께 설명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이후 모든 사회 각 분야가 분열로 치닫는 상황에서 또 다시 사법부와 검찰의 분열을 초래하는 그런 의도를 왜 가졌는지 국민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 총장의 국정조사 추진을 언급한 이 대표를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남아일언중천금”이라며 이 대표에게 국민의힘이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수용하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민주당에 이야기해서 국정조사가 진행되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추 장관에게는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위법하다”며 “호랑이 등에서 내리기 어렵겠지만 지금이라도 그만두길 바란다. 무리에 무리를 거듭하면 위험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신청한 직무정지 효력 집행정지의 심문을 마무리했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윤 총장의 업무 복귀 여부도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