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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코로나로 하이닉스 中공장 폐쇄, 시장이 평온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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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후공정은 조립 분야

잠시 멈춰도 큰 피해 없어

조선일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린룸.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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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에 있는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지난 29일 멈췄다. 1년 6개월 충칭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한 직원이 인천공항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충칭시 방역 당국은 충칭 공장을 폐쇄하고, 현지 직원 2700여 명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진행 중이다.

주요 반도체 회사 공장이 갑자기 멈추면 시장이 흔들리는 게 보통이다. 하루 이틀 생산 차질이 전 세계 공급라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9월 SK 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D램 가격은 40% 넘게 폭등했다.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주가는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번 충칭 공장 폐쇄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30일 기준 낸드플래시 현물 가격은 오히려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다. 왜 그럴까. SK 하이닉스 충칭 공장이 ‘반도체 후공정’이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원판인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전(前) 공정과 이렇게 만든 웨이퍼를 테스트하고, 제품 형태로 포장(패키징)하는 후(後) 공정으로 나뉜다. 작업의 민감도는 전 공정이 훨씬 높다.

전 공정에서 정전이나 화재, 사고 등으로 갑작스럽게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생산라인에 있던 웨이퍼 대부분을 폐기 처분해야 한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재빨리 공장을 재가동한다 해도 2주 이상 최적화 과정이 필요하다. 공장이 잠깐만 멈춰도 수천억원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다.

반면 후공정은 갑작스러운 생산 중단으로 받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다. 업계 관계자는 “후공정은 기술보다는 노동력이 더 필요한 분야로 조립 공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며 “외부 요인으로 공장이 멈추면 이후 인력을 추가 투입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30일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충칭의 SK하이닉스 공장 생산 중단이 메모리칩 공급 체인에 미치는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조업 재개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정부와 협조해 조속한 시일 내에 조업 재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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