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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여적]바이든의 ‘유리천장’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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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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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9일(현지시간) 차기 정부 초대 백악관 대변인으로 임명한 젠 사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선임고문. 사진은 사키가 국무부 대변인 시절인 2015년 2월 27일 한 회의에 참석할 당시의 모습. 바이든 당선인은 또 선거 캠프 선대부본부장을 지낸 케이트 베딩필드를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해 백악관 대변인 팀을 모두 여성으로 채웠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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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 순위에서 미국은 29개국 가운데 22위였다. 1위는 아이슬란드였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북유럽 3국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지수는 고등교육을 받은 남녀 비율, 여성의 취업률, 남녀 임금차, 여성 고위직 진출 비율 등 10개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산정한다. 미국은 2016년 대선에서 첫 여성 대선후보(힐러리 클린턴)를 배출했다. 하위권 순위는 일터에 팽배해 있는 남녀 불평등의 심각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클린턴 후보는 4년 전 대선 패배 인정 연설에서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진 못했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깰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8월11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에 지명했다. 미 역사상 민주·공화당을 통틀어 세 번째 여성 부통령 지명자였다.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해리스는 백악관 내 유리천장을 깨부순 최고위직 기록을 새로 썼다. 여성, 흑인, 아시아계, 이민자의 딸이라는 장벽을 한꺼번에 넘었다. 해리스 지명은 바이든의 ‘유리천장 깨기’의 신호탄이었다. 바이든이 이끌 백악관·행정부 인사에서 ‘여성파워’가 두드러지고 있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첫 여성 재무장관에 지명됐다. 인준되면 재무부 232년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된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준 의장을 지냈다. 백악관 예산을 관장하는 예산관리국장과 경제자문위원장에도 여성이 지명됐다. 미 정보수장인 국가정보국장과 유엔대사 지명자도 여성이다. 국방장관 물망에도 여성이 오르고 있다. 바이든의 입이 될 대변인을 비롯한 백악관 공보팀 7명은 모두 여성이다.

바이든의 이런 행보는 5년여 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연상시킨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 동수로 내각을 구성함으로써 화끈하게 유리천장을 깼다. 바이든이 향후 내각 인선에서 얼마나 더 유리천장을 깰지 기대된다. 4년 전 300만표를 더 얻고도 좌절된 미국의 여성 대통령 탄생이 훅 다가온 느낌이다.

조찬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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