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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4년만에 韓 게임에 문 열어준 中…진짜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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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컴투스 ‘서머너즈 워’ 외자판호 발급…판호 기다리는 국내 게임사 기대 커져]

머니투데이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둘째날 화상회의에 참석해 화상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이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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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에 4년 가까이 막혔던 중국의 판로가 뚫렸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가 중국 외자 판호를 발급 받으면서다. 이를 계기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한미일 동맹을 우려한 중국의 계산된 행위로 일회성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컴투스 中 판로 열리며 실적 성장 기대…"中 판호 발급 의지 확인"

3일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위원회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게임 판매 허가를 내자·외자로 구분해 발급한다. 중국 내부 제작은 내자, 외산 게임은 외자 판호를 받아야 한다.

한국 게임사들은 지난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 이후 외자 판호를 발급받지 못했다. 3년 9개월간 중국에서 신작 게임을 유통할 수 없었단 얘기다. 중국은 지난 8월 28개의 외산 게임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지만, 우리나라 게임은 쏙 빼기도 했다. 최근엔 판호를 획득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마저 중국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국 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였다.

컴투스는 이번 판호 발급으로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평가받는 중국의 판로가 열리면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컴투스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이 재개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달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이후 판호 발급이 이뤄진 것을 두고 중국의 판호 발급 의지가 확인됐다는 기대에서다. 실제로 당시 우리 정부는 왕이 외교부장에게 한한령 해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중국이 이번 판호 발급으로 화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통으로 불리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지난달 부산 지스타에서 판호 발급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장 대표는 "재작년에 판호가 전혀 안나올 때 조만간 나올 것이라 예상했고 이를 맞췄다"며 "올해 초까지 분위기가 좋았고 코로나19로 꼬인 부분도 있지만 좋아지기로 했던 것에 대해선 변화가 없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판호 발급이 양국간 ‘불공정 경쟁’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한국 게임사에 자국 시장을 닫은 채 한국에선 규제를 받지 않고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는 지난해 대(對)한국 게임 수출 규모를 2조원 상당으로 추산한다. 중국 게임이 한국 시장을 휘젓는 사이, 중국에 진출한 국산 게임들은 힘이 빠졌다. 노후화가 찾아오면서 해당 게임사들의 실적도 악화되는 추세다.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가 대표적이다. 올 3분기 넥슨의 중국 매출은 1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중국 판호 발급을 신청해둔 게임사들은 향후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판호 발급을 기다리는 국내 게임은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엠게임 ‘진열혈강호’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만 하면 성공할만한 게임들이 줄줄이 대기중"이라며 "국내 시장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시장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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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서머너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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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이벤트 가능성…"판호 미끼로 양국 관계 우위에 서겠단 의도"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번 판호 발급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중국 정부가 판호를 한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도구로 삼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후로 한미일 동맹이 공고해질 것을 우려, 한국에 한한령 해제 가능성을 내비친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은 어떻게 해서든 한국을 한미일 동맹에서 분리하려고 노력해왔다"며 "올초 시진핑 방한이 틀어지면서 한국을 달랠 수 있는 방법으로 게임 판호를 발급한 것이어서 일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또 "이번 판호 발급으로 한국 게임 판호가 줄줄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판호 전체 건수가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어든만큼 각국의 판호 쟁탈이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기자 showg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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