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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바이든 행정부 이민정책 기대감에 美 난민신청 폭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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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민' 트럼프 유산 지우기도 벅찰 듯"
한국일보

지난달 16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가족은 함께 해야 한다'(Families Belong Together) 시위가 열리고 있다. 불법 이민자 가족 격리 조치로 가족과 떨어져 있는 아이들을 나타내기 위해 600개 이상의 곰인형이 철조망에 매달려 있다. 현재까지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이민 아동은 545명에 다한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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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민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의 야심찬 이민 정책에 이민과 난민 신청이 급증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 유산 탓에 '트럼프 재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난제란 분석도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은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추방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첫 내각 인선 지명자 6명을 모두 오바마 1기와 2기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거친 이들로 채워 '오바마 2.5기'란 다소 냉소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민 정책을 총괄할 국토안보부 장관직도 오바마 정부 당시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가 낙점됐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오바마 시대로의 회귀는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친(親)이민정책을 내세웠지만 '추방자 대통령'이란 오명도 존재했다. 집권 8년간 추방된 불법이민자는 300만명으로 이중 170만명이 전과가 없는 이들이다. 이는 부시 행정부(200만), 클린턴 행정부(87만)보다도 많은 수치다. 미 탐사보도 매체 인터셉트는 "이민 권리 옹호자들 사이에서 과거 오바마-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가족구금센터 구축, 부패한 국경보호국의 전례없는 확장 등으로 기억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 역시 부통령 시절 불법 이민자 추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처음 이민 정책의 실책을 인정했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이들을 불법으로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추방한 것은 "큰 실수"였으며 "사람들은 그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첫 100일간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중단하고 이민자 가족들의 상봉을 담당하는 태스크포스를 만들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진보적 이민 정책을 포함시키며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정책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었음을 증명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수용 규모와 정책 추진 방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장기적으로 난민 수용을 트럼프 재임 시절(연간 1만5,000명)의 8배이자 근 30년만의 최대 규모인 12만5,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한 입법보다는 행정명령을 통한 정책 집행을 추구할 예정이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이민과 난민 유입을 억제하는 행정명령을 400개 이상 발동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의회 통과와 입법화가 필요 없는 행정명령은 필수적이다.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입법 과정에만 투입한 점은 부시·오바마 행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꼽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들인 반이민정책 '대못'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크다. 내달 20일이면 백악관을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도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3㎞의 애리조나주 장벽은 계약 취소에만 1,500만 달러(약 166억원)가 든다. MPI는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대통령'이 되기 위해 4년간 이민 시스템 자체를 해체하고 재구성했다"고 지적했다. WP 역시 "수년간 난민 입국이 줄어들며 민간의 정착소들도 전국적으로 문을 닫았다"며 "입국 심사관들 대부분이 업무를 그만둔 상태"라고 우려했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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