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던 중 갑자기 차에서 내려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윤석열 힘내세요’ 팻말을 들고 “윤석열 화이팅”을 외치는 지지자들에게 다가갔다.
흰색 마스크를 쓴 그는 “그동안 여러분이 응원해주신 것, 아주 감사한데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나오지 마시라”고 말했다.
또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바닥을 펼쳐 진정하라는 손짓을 보내며 “너무 날씨가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내가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했다.
대검 앞에는 전날부터 윤 총장을 지지하는 화환들이 다시 등장했다.
윤 총장은 이날 징계위 결과에 따라 마지막 출근길이 될 수 있어서, 지지자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 하던 중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직접 인사하고 있다 (사진=‘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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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지지자들의 움직임은 지난 10월 화환 행렬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을 둘러싸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운 윤 총장을 응원한다며 대검청사 정문에 화환이 줄을 이었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대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화환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세어보진 않았다”며 “그분들 뜻을 생각해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앞에선 ‘꽃들의 전쟁’이 펼쳐졌다.
법무부와 추 장관을 규탄하는 근조화환과 추 장관뿐만 아니라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응원하는 꽃바구니가 뒤섞였다.
이 가운데 추 장관은 지난달 19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지자들에게 받은 꽃바구니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추 장관의 인스타그램에는 “법무부의 절대 지지 않는 꽃길을 아시나요”라는 글과 함께 4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에서 추 장관은 청사 현관과 청사 내 복도에 늘어선 꽃바구니들을 바라보고 있다.
게시글에는 “매일 장관님에게 들어오는 수많은 꽃다발로 만들어진 장관실 꽃길, 퇴근길에 또 한가득 쌓인 꽃다발에 장관님 찐 멈춤”이라며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 드린다”는 글이 적혀 있다.
게시글에 ‘장관님’이라는 호칭이 붙은 걸로 보아 해당 계정은 비서진이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지난달 말 대검찰청 청사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300여 개 늘어선 것을 의식해 ‘맞불 홍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2차 심의 기일을 진행한다.
1차 기일에 불참했던 윤 총장은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심의에선 지난 기일에 채택된 증인 8명에 대한 심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증인으로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류혁 법무부 감찰관 등 8명이 채택됐고, 이 가운데 이성윤 지검장 등 일부 증인은 출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본격적인 증인 심문에 앞서서는 징계위원 기피 의결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윤 총장 측은 위원장 직무 대리인 정한중 교수에 대해 기피를 신청할 방침이고,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스스로 회피하지 않으면 기피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오늘 징계 의결까지 되도록 모두 마치겠다는 방침이지만, 정한중 교수는 진행 상황에 따라 회의가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검사징계법상 징계위가 결정할 수 있는 징계 수위는 견책과 감봉, 정직, 면직, 해임 등 5가지로 감봉 이상의 징계가 의결되면 법무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징계를 집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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