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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사상 최고' 증시·비트코인을 설명할 하나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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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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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전세계에서 약 170만명이 사망했고, 경제는 대공황 시절만큼 최악이 됐다. 하지만 증시와 금, 비트코인 등 자산은 올해 사상 최고점을 돌파했다. 이같은 이유를 설명할 단 하나의 숫자는 ‘14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뉴스맥스는 올해 금융시장 상승세를 설명할 가장 간단한 대답은 14조달러(약 1경5333조원)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미국, 중국, 유로존, 일본, 그리고 다른 선진국 8개국이 시중에 공급한 유동성 규모를 말한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같은 규모는 2003년 이래 최대이자 사상 최고치였던 2017년 8조3800억달러(9151조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MSCI전세계지수는 지난 3월 코로나19 저점 이후 66% 급등했고, 비트코인은 5배 이상 폭등했다. 금값도 지난 8월 2000달러를 뛰어넘는 등 정점을 찍었다.

뉴스맥스는 “증시는 이미 일어난 일보다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움직이고,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데에는 정치 등 다른 변수도 존재한다”면서도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이해해야 할 것은 시장의 메커니즘”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차대조표 비율은 54.3%에 달한다. 지난해말 36%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0%에 비해서 압도적인 수준이다. 연준은 고정 수익 자산 매입을 통해 매달 1200억달러(약 131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투입하고 있다.

이같은 중앙은행의 매입 프로그램은 전세계 채권수익률을 억누르는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올해 전세계 평균 채권수익률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심지어 제로(0) 밑으로 수익률이 떨어진 채권 규모는 18조달러(약 1경9656조원)가 넘는다.

이렇게 되면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마이너스 금리의 채권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수요는 자연스레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정크본드로 몰리게 됐다. 투자등급 이하의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이나 가나, 세네갈, 벨로루시와 같은 개발도상국들이 수혜를 입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정크본드 올해 평균 수익률은 4.59%로 사상 최저를 기록하게 됐다. 정크본드 수익률이 낮아지면 또다시 돈은 굳이 디폴트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나 국가에 머무르지 않게 됐다. 돈이 자연스럽게 증시로 흘러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고 뉴스맥스는 전했다.

올해 전세계 증시 시총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달러(약 10경9200조원)를 넘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이렇게 찍어내는 돈은 결국 화폐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투자자들은 외환 체제가 붕괴될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뉴스맥스는 이것이 올해 금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가상화폐의 놀라운 상승에 대한 설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맥스는 "전세계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단행한 끝없는 중앙은행의 지원은 도덕적 해이와 부의 불평등 등 많은 우려를 낳는다"면서 "역대 최대의 거품과 통제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을 키웠는지 깨닫는 데에는 몇년, 어쩌면 한 세대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더 끔찍할 결과가 나타났을 지 모른다고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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