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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단독]서울시, 박원순 성추행 겪고도… ‘미투 논란’ 인사를 감독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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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체육회, 빙상 감독으로 채용 “항의전화가 오는데 증거는 없어”

서울시체육회가 최근 서울시청 스피드 스케이팅팀 감독으로 ‘미투(me-too)와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선발했다.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이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까지 겪은 서울시가 얼마나 성인지 감수성이 엉망인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복수의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체육회는 지난 29일 직장운동경기부 스피드 스케이팅팀 감독으로 A(33)씨를 선발했다. 31일 서울시의 입단 승인, 다음 달 1일 계약 체결 절차를 거치면 감독으로 최종 선정돼 1년간 근무한다. 빙상계 관계자는 “1년 단위 계약직이지만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모두 가고 싶어 하는 자리”라고 했다.

문제는 A씨가 과거 ‘미투 폭로’ 대상자로 지목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작년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빙상 미투’ 폭로가 나온 뒤 젊은빙상연대는 또 다른 피해 사례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피해자 B씨는 고교 팀에 소속된 선수로, 사설 강사인 A씨에게 배웠다. A씨가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겠다며 빙상장 지하로 불러 강제로 입맞춤하거나 성추행을 했고, “밖에서 둘이 만나자” 등의 요구를 해 거절했더니 폭언을 퍼부었다는 내용이다. B씨는 국내 여러 매체, 미국 CNN 등 인터뷰에서 피해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A씨를 고소하지는 않았다. B씨를 잘 아는 관계자는 “그 일 이후 운동을 그만뒀고, 더 이상 연루되기 싫다는 이유였지 실체가 없어서가 아니다”라며 “문제가 없었다면 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언론 인터뷰를 했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문제를 제기한 측에서 수사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며 “폭로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체육회의 감독 채용은 서류와 면접 전형으로 이뤄졌다. 서류 전형에서는 주요 경력과 서울시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하고, 최종 단계인 면접에서는 ‘신뢰성, 리더십, 전문성, 선수 관리, 목표 지향성’ 등 5가지 항목에 대해 면접위원들이 점수를 매긴다. 채용 전 ‘범죄 확인 부존재 서약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성폭력 전력에 대한 면밀한 검증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서울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채용과 관련해 항의 전화가 계속 오는데 그렇다고 증거를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며 “피해자 인터뷰 기사가 있다고 해도 가해자나 피해자 이름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빙상계 관계자는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가 더 있다”면서 “빙상계에 조금만 탐문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다 공개된 사안인데 그런 변명을 하는 것은 조사할 의지가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시는 지난 9월 ‘체육인 인권침해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박원순 전 시장이 감독과 팀 닥터 등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지시해 추진된 정책이다. 피해자가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 구축, 문제 감독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등이 포함됐지만,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채용 과정에서 걸러내는 것에 대한 내용은 없다.

[반론보도] 서울시 ‘미투 논란’ 인사를 빙상 감독으로 선발 기사 관련

본지는 2020년 12월 31일 <[단독]서울시, 박원순 성추행 겪고도 ‘미투 논란’ 인사를 감독 선발>,<서울시 빙상 감독 ‘미투 논란’에 “최종선발아냐 재심의할 것”>2021년 1월14일 <서울시, 미투 논란 빙상 감독 선발 철회 재공고하기로>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도에 언급된 빙상 코치(강사)는 “2019년 4월 검찰로부터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을 청취할 수 없고,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각하 처분을 받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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