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징의 한 증권사 게시판을 투자자가 보고 있다.[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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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중국 서학개미(해외 주식 중 중국 기업 투자자)’의 근심이 깊다. 이들이 투자한 중국 기업에 미국발 제재, 중국발 규제 리스크가 몰아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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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보름 남아도…트럼프, 中 기업 때리기 계속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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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국발 제재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해양석유(CNOOC)와 중국천연가스공사(페트로차이나), 중국석화(시노펙)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일 상장 폐지가 결정된 중국 3대 통신회사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처럼 이들 석유회사가 중국군의 통제를 받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퇴임을 보름 앞두고도 중국 때리기를 멈추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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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발 규제 후폭풍…中 플랫폼 기업 강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사진은 2016년 홍콩에서 열린 핀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마윈의 모습. [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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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부도 심상치 않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같은 플랫폼 기업에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 10월 중국 금융시스템을 비판하는 연설을 한 직후다. 이 연설이 시진핑 주석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서 나온다. 이 영향으로 알리바바 주가는 3일 뉴욕 증시에서 232.7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317.14달러와 비교하면 25% 이상 하락한 수치다. 이래저래 중국 기업에 투자한 서학개미들로선 악재가 겹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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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빼는 '중국 서학개미'
중국 상하이에 있는 SMIC 본사의 지난 9월 모습.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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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의 두려움은 실제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30일 한 달간 한국 투자자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SMIC(中芯國際) 주식 5100만 달러(약 5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SMIC는 미국 국방부와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식도 각각 2995만 달러(약 324억원)와 2840만 달러(약 3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학개미의 불안은 언제쯤 걷힐까. 당분간은 불투명해 보인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일 미국의 중국 통신회사 상장폐지 결정에 반발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지키는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반격을 예고했다. 반격 카드론 미국 기업의 중국 증시 상장폐지, 미 통신회사 제재 등이 꼽힌다. 당한 만큼 대응한다는 중국의 ‘동등 대응’ 논리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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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악재, 당분간 계속될 듯
지난해 12월 15일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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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당장 반격을 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1월 말에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놓고 양국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2월까지 중국이 미국의 행보를 지켜볼 수도 있다. 로널드 완 파트너스캐피탈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미 CNBC에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미국에 타격을 줄) 실질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반격하든 그렇지 않든 미국발 제재 리스크는 중국 기업에 계속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알리바바에서 시작된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 손보기도 계속될 확률이 높다. 정정영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중앙정부의 알리바바와 같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의지가 분명해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이 불가피하다”며 “이들 기업이 사업 방향성을 바꾸고 이를 중국 정부가 용인해야 중장기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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