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는 대권 경쟁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초 사면론을 처음 꺼냈을 당시에는 "나까지 입장을 밝히면 사면권을 지닌 대통령께 부담이다"라며 말을 아꼈지만, 결국 반대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낙연 대표가 사면론을 꺼낸 후 여당 강성지지자들의 격한 반발에 직면해 지지율 급락현상을 겪은 뒤의 일이다.

이 지사는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면론에 대해 "본인들이 잘못한 바 없다고 하는데 용서해주면 '권력이 있으면 다 봐주는구나' 할 수 있다. 예방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형벌을 가할 나쁜 일을 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다른 사람들이 '나도 돈 많으면 봐주겠네' 하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다른 면으로 절도범도 징역을 살게 하는데 그 사람들은 왜 살아야 하느냐.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고 응징의 효과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사는 4차 재난지원금을 보편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선별지급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대해서는 "조금 험하게 표현하면 게으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기재부 고위직들이) 돈 모아서 기업에 투자하면 경제가 선순환하던 시대에 젖어있다"며 "변화된 세상에 맞춰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국가부채 비율은 세계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가계부채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경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면 곳간을 지키는 게 능사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재정 여력이 없다는 건 엄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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