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기하거나 보류시켰던 진보적인 정책을 다시 복원시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트럼프가 재임시 금지시킨 성전환자들의 군 입대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25일 서명했다. 또 20달러 지폐에 노예해방 운동가인 흑인 여성 해리엇 터브먼의 초상화를 넣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20달러 지폐에 터브먼의 초상화를 넣기로 결정했으나, 트럼프가 보류시켰다. 현재 20달러 지폐에는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7대)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 당시 추진했다가 보수 정권인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백지화됐던 정책들을 다시 채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노력을 가속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사키 대변인은 20달러 지폐 교체 문제에 대해 "미국의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리엇 터브먼이 새로운 20달러 지폐를 장식하는 것은 이를 분명히 반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 당시 결정한 계획은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19조 100주년(2020년)을 전후로 터브먼이 등장하는 새 20달러 지폐가 공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2019년 의회 청문회에서 이 작업이 2028년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연기 이유로 '위조 방지' 등 안전 문제를 지적했지만, 보수적 백인들이 주 지지층인 트럼프 정권에서 의도적으로 이를 미룬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일었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에 20달러 지폐에 터브먼 초상화를 넣는 것에 대해 "순수한 정치적 올바름(pure political correctness)"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예해방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인 해리엇 터브먼. ⓒCNBC 화면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바이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주 상원에서 인준 받은 바이든 정부의 첫 국방장관인 오스틴 장관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다.
바이든은 트위터를 통해 행정명령 서명 사실을 알리면서 "미국은 봉사할 자격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자부심을 갖고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더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트랜스젠더들이 공개적으로 군 복무를 하고 성별 전환에 따른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2017년 9월 이미 복무하고 있는 인력 이외 채용을 동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당시 "군이 트랜스젠더 인력을 보유하는 '엄청난 의료비와 혼란'에 부담을 갖지 않고 '결정적이고 압도적인 승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지 이유를 밝혔다. 이 정책은 법적 다툼 끝에 2019년부터 시행됐다.
오스틴 신임 국방장관은 이날 트랜스젠더들이 군에 복무할 수 있도록 당장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는 바이든 정부의 이런 입장에 대해 크게 환영했다.
[전홍기혜 특파원(onscar@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