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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약대·정시 확대…42주 남은 수능 N수생이 유리하다? [EDU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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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학년도 재수 전략 ◆

매일경제

아쉬움과 후련함이 함께 있던 2020년이 가고 2021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작년 유례없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수능을 포함한 고3 중 노력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인 학생들은 재도전을 생각하기도 한다. 2022학년도 입시는 약대 모집인원 확대, 정시 모집 확대, EBS 연계율 축소 등 재수생과 N수생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재수생활에서 가장 큰 복병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대입정원만 생각하고 재수를 생각하기보다는 2021학년도 입시 때 경험을 '복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문·이과 통합체제에서 선택과목을 결정하는 것도 중요 변수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2021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지 8주가 지나고 이제 올 11월 18일 치러지는 2022학년도 수능이 42주가량 남았다. 발 빠른 재수 준비생들은 벌써 학원에 등록하며 재도전 결의를 다지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는 재수를 해야 할지 말지 결정도 못하고 있다. 올해는 재수생들에게 유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재수 학원 등록률 등은 저조하다.

코로나19로 연초에는 정상적인 대면 수업이 힘들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며 재수종합반들의 모집인원 충원률은 작년의 70% 정도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일 김영일교육컨설팅 대표는 "2021학년도 입시에선 큰 폭의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대학에 입학하기가 쉬운 만큼 당장 재수에 돌입할 만한 자원은 부족하다"며 "다만 약대가 2+4년제에서 6년제로 복귀하면 수능시험을 쳐서 약대로 가려는 수요 등이 있기 때문에 반수생들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수생들이 염두에 둘 2022학년도 입시의 변화라면 가장 먼저 서울 주요대에서의 수능전형 선발 인원 증가다. 반비례해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인원은 감소했고 교과전형 신설로 내신의 위력이 더 커졌다. 학생부의 부족함을 만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대학별고사실시전형이 학생부와 수능 중심 전형으로 흡수되면서 학생부와 수능의 양강 구도가 됐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서울 소재 16개 대학은 수능 중심 전형의 비중이 40% 전후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외대는 43.2%, 성균관대 40.1%, 고려대 40.8%, 연세대는 40.8%를 수능으로 선발한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건국대가 50.2%에서 35.2%로, 고려대는 48.6%에서 37%, 서강대는 52.3%에서 38.4%, 연세대는 50.2%에서 28.1%로 크게 감소했다. 내신이 불리했던 재수 및 N수생들은 정시 모집에 집중할 필요가 커졌다.

하지만 올해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 기준 때문에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수험생이라면 여전히 2022학년 입시에서도 수시를 노려볼 만하다. 이미 생활기록부와 내신이 완성된 상황에서 수능 시험 준비에 집중하면 수시에서도 2021학년도 입시 목표 대학에 도전할 수 있고 수능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목표 대학보다 더 수능 커트라인이 높은 대학에도 원서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2022학년도부터 약대가 현재 '2+4년제'에서 6년제로 변경되면서 수시모집에서 948명, 정시모집에서 692명을 선발한다. 이 때문에 화공생명학과, 생명과학과, 화학과 등 약학대학(2+4) 지원 관련 학과의 점수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최상위권 여학생은 약학대학 선호도가 높아, 치의예과나 한의예, 수의예과 등 의학계열 입시에도 영향력을 일부 미칠 수 있다.

정시 모집비율 상승이나 약대의 6년제 전환만 보면 재수생에게 유리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기 관리를 잘하며 고3 때와 비슷한 학습 집중을 이어갔을 때 얘기다. 재수생의 장점은 경험이지만 자기 관리는 약점이다. 내신 준비에 구애받지 않고 수능 시험만 집중해서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재수생들이 유리하다. 특히 자신이 어떤 과목에서 약하고 어느 과목에 많은 시간을 분배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생활규정이 엄한 재수종합학원이나 기숙학원에 입소하지 않는 한 시간관리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에도 대면수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어 시간관리를 잘한 재수생과 그렇지 않은 재수생은 큰 차이를 낼 수 있다.

흔히 재수종합학원에 다닌 재수생들이 입시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이유는 체계적인 학습관리다. 만약 종합학원에 등록할 상황이 아니라면 학원처럼 일주일 또는 한 달 동안 편식 없이 모든 수능 과목을 골고루 본다는 생각으로 시간표를 짜고 실천해야 한다. 수능은 방대한 학습량의 과목을 여러 개 보는 시험이기 때문에 한 과목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른 과목에 대한 학습감각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2022학년도는 문·이과 통합 전형으로 선택과목 결정도 중요해진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능 국어, 수학, 직업탐구 영역에 '공통+선택형 구조'가 도입되면서 국어는 '독서' '문학'을 공통 과목으로 하고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수학은 문·이과 구분 없이 '수학Ⅰ·Ⅱ'가 공통이고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는 모든 대학이 선택과목을 지정하지 않아 재수생들에게는 오히려 국어는 시험범위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뿐 아니라 대학 내에서 하위 모집단위의 수학·탐구 반영 방법을 면밀히 살펴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상위권 이상 이과 재수생들의 2022학년도에서 수학 과목 선택은 '미적분'이 거의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문과 재수생은 대부분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일 대표는 "일각에선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자연계 중상위권들이 인문계 상경계열에 지원하면 인문계 학생들이 불리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 "지금까지도 (문과 학습 범위에서 출제된) 수학 나형에 응시한 자연계 중상위권들도 거의 전공 지원은 자연계로 했지 인문계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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