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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을왕리 음주운전 동승자, 재판서 “기억 안난다”, “모른다”로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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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해 9월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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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치킨배달에 나선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 차량의 동승자가 법정에서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4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시 심리로 열린 음주 운전자 A(여·34)씨에 대한 3차 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동승자(B씨·47)는 “사건 당일에 대한 기억이 전부 나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B씨에게 “왜 피고인의 차량을 A씨가 운전하게 됐는지 기억하느냐. 사고 직후 2분여간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차에서 내린 뒤에는 계속해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는데, 기억을 하느냐” 등의 질문을 이어갔다.

특히 CCTV에 찍힌 화면을 근거로 본인의 행동에 대해 질문했음에도 B씨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죄송하다”는 말만 수십차례 되풀이 했다.

운전자 A씨는 앞선 공판과 마찬가지로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A씨는 “(대리를 기다리자고 음주운전을 거절했음에도)동승자가 시켜서 음주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9일 0시52분쯤 인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편도2차로에서 만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고 400m가량 몰다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받아 운전자 C씨(54)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치킨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몰다 변을 당했다.

당시 A씨가 운전한 벤츠 차량은 시속 60㎞인 제한속도를 시속 22㎞ 초과해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했고,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훨씬 넘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발생 당일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B씨 일행 술자리에 합석해 함께 술을 마시다가 처음 만난 B씨의 회사 법인 차량인 벤츠를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A씨가 운전석에 탈 수 있게 리모컨으로 자신의 회사 법인 소유인 2억원 상당의 벤츠 차량 문을 열어주는 등 사실상 음주운전을 시킨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B씨가 A씨의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둘 모두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검찰이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탄 동승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는 B씨가 처음이다.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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