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3월 12일 경찰이 대구 남구에 위치한 신천지교회(대구교회) 행정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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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간부들이 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만희(90) 총회장과 대구교회 관계자들에 이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1심 판결이다. 이로써 지난해 초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게 됐다.
17일 수원지법 형사15단독 이혜린 판사는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 과천 총회본부 소속 총무 A씨 등 9명에게 이처럼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에 대해선 일부 유죄를 인정해 이들 중 6명에게 각각 벌금 300만∼1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교인명단과 시설현황, 선교단의 국내 행적 등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한 건 법률이 정한 역학조사의 대상이나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3일 같은 법원인 수원지법 형사11부가 이 총회장에게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유와 같다.
그는 “신천지는 QR 코드를 통한 출결 관리로 신도가 언제 어디서 예배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교회 방문자를 구분하기 용이했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 교인명단을 요청할 필요는 없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신도 중에는 신천지 신도임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아 집행부에 관련 요청을 한 사람도 많았는데, (방역당국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동의 없이 취득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 중 신천지 간부들에게 텔레그램 메시지 삭제 방법을 공지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6명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을 교사한 행위는 방어권 행사를 넘어서는 일”이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앞서 A씨 등은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2월 방역당국에 신도명단과 집회장소를 축소해 보고하는 등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관련 자료를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같은 해 7월 기소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지난달 13일 이 총회장에게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대구지법 형사11부는 지난 3일 신천지 대구교회 지파장 등 8명에게 같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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