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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故변희수 향한 애도 물결…"그는 조국을 지키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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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 3일 오후 충북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시민사회단체 및 정치권 등서 추모 이어져

"어린 나이에 해보고 싶은 것 못하고 떠나"

뉴시스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희수 전 하사가 지난해 1월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육군의 전역 결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22.k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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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군 복무 중 성전환(남→여)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군으로부터 강제 전역 조치를 당한 변희수(23) 전 육군 하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변 전 하사의 죽음 이후 여러 분야의 단체 및 온라인 등에서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다음 생에는 반드시 여자로 태어나기를 바란다" 등의 글을 적었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변 전 하사는 전날 오후 충북 청주 상당구 금천동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119구급대는 "변 전 하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보건소 측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변 전 하사의 시신 상태 및 부패 정도 등을 볼 때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 및 정치권 등에서 변 전 하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낸 성명문을 통해 "한 달 간 트랜스젠더 3명의 부고를 접했다. 죽지 않을 수 있었다"며 "변 전 하사의 바람은 딱 하나.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그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UN)마저 촉구할 정도로 당연한 권리였다"며 "15년이 지나도록 차별금지법 하나 없는 세상에서 성소수자들은 넘쳐나는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신을 지킬 변변한 법과 제도 하나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혐오와 차별로 가득한 세상에 온몸으로 파열구를 낸 트랜스젠더들의 위대한 용기를 기억하겠다"며 "평등을 쟁취하기 위한 투재엥 함께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회의 편견과 차별, 거대한 폭력에 맞서 빛나도록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너무 낡은 시대에 너무 이르게 왔던 변희수 하사님. 벌써 보고 싶다. 미안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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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2021.03.04.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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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변 전 하사를 기리는 추모사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군대 문제는 차치하고 사람 대 사람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부디 다음 생에는 본인이 바랐던 여성으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변 전 하사의 죽음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변 전 하사의 여군 재입대 문제를 군인권센터에서 너무 이슈화시켜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일부 트랜스젠더들 역시 변 전 하사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전날 오후부터 이날까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트랜스젠더들을 위해 익명으로 운영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변희수님이 별이 되셨다. 이렇게 가셨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해보고 싶은 것도 다 못 해보고 떠난 것이 안타깝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변 전 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나 인연을 맺은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생도 이날 변 전 하사를 애도했다.

합격생 A씨는 뉴시스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슬픔 없는 세상에서 다시 자유로운 날개를 펼치기 바란다"며 "이제는 그 누구도 차별받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들과 다르지 않음을 늘 확인받아야 하는 사회에서, 같은지 다른지를 구분할 필요조차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숙명여대에 합격했지만 일부 재학생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면서 입학을 포기한 바 있다.

변 전 하사는 전날 오후 5시49분께 충북 청주 상당구 금천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119구급대는 "변 전 하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보건소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변 전 하사의 시신 상태 및 부패 정도 등을 볼 때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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