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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사퇴] 파란만장한 취임 1년7개월…사의 표명은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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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도 원고 없이 준비한 말 마쳐

    ‘정치 입문 계획’ 등 질문엔 침묵

    헤럴드경제

    청와대는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검찰총장직 사의를 밝히고 있다. 박해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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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검찰 수사권 폐지에 반대 입장을 보이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1년7개월간의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는 이유를 전하는 시간은 단 1분이었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며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짙은 남색 정장에 회색 넥타이와 마스크를 한 윤 총장은 별도의 원고 없이 준비한 말을 이어갔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 또 제게 날 선 비판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한 그는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퇴 이후 정치에 입문할 계획이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윤 총장이 이날 오후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검 앞엔 10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이 모였다.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윤 총장을 지지·비판하는 플래카드와 현수막도 없었다. 윤 총장이 도착하기로 한 오후 2시가 되자 대검 현관 앞과 내부 직원들에겐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후 1시45분께 대검 앞에 있던 한 중년 남성은 자리를 비켜 달라는 보안요원의 요청에 “이걸 보려고 인천에서 일찍 왔다. 나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며 자리를 지켰다. 오후 2시 윤 총장이 대검 앞에 도착해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리자 한 남성은 “윤석열 파이팅”이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에 임명된 윤 총장은 오는 7월 24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1년7개월간 검찰총장을 맡았던 그는 임기 만료까지 142일을 남겨두고 사의를 밝혔다. 앞서 윤 총장은 여권이 진행 중인 검찰 수사권 폐지 입법안에 강한 비판을 이어왔다. 그는 전날 대구고검을 방문해 “지금 진행 중인, 소위 말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입장 전문〉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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