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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직접 뛸까, 치고 빠질까"…'윤석열 입'만 바라보는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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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대선 1년 앞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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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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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권 교체' 가능성이나 제1야당의 '수권 능력'에 대해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야권이 차기 지도자감 정치인을 키워 내는 데 사실상 실패하면서 대선을 1년 앞두고 제1야당에서 지지율 5%를 넘는 후보가 전무한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야권에서는 공직을 내려놓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 여부만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여당 후보들을 제외하고 윤 전 총장(15.5%)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7.0%), 홍준표 무소속 의원(6.6%) 순이었다. 안 대표는 현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었고 홍 의원은 국민의힘에 아직 입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3.2%), 유승민 전 의원(2.4%), 원희룡 제주도지사(1.6%) 등은 모두 3% 안팎의 부진한 수치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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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는 7월 12일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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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느냐, 몰락하느냐의 명운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와 윤 전 총장의 거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 창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야권이 이기더라도 당의 후보인 오 전 시장으로 이기는 것과 제3지대 후보인 안 대표로 이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오 전 시장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이를 발판 삼아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세를 결집할 수 있다는 긍정적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도 적극 추진해 볼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의원들 생각이다. 한 야권 의원은 "아직 윤 전 총장이 직접 링 위에 오를지도 정확하지 않다"며 "대선으로 바로 가기보다는 이번에 '킹메이커' 역할을 한 뒤 다음 대선에 나가는 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고 안 대표가 승리할 경우 '제3지대 대망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국민의힘은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읽힌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은 안 대표와 손을 잡거나 독자 세력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 측에서는 벌써부터 '철석 연대(안철수+윤석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 전 총장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기성 정치인과 결합하지 않고 새롭게 자신의 기반을 구축한다면 향후 제1야당과 연대해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당장 입당하는 것은 국민의힘에도, 윤 전 총장 본인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며 "새로운 세력으로서 정치적 몸값을 높인 뒤 향후 야권 연대를 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런 야권 재편 움직임 속에서 윤 전 총장 스스로 정치 능력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점이 최대 과제다. 지금까지 보여준 '반(反) 문재인' 성향 이외에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능력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은 야권 후보로 환대받고 있지만, 앞서 문재인정부 초기의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주인공이었던 점이 야권 지지 세력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최서원(최순실) 게이트'의 특검 수사팀장,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기소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지냈다. 한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이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각광받았다가 자진 낙마했듯 고위공직자 출신이 현실 정치의 혹독한 공세를 이기지 못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어느 경우든 결국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 그리고 윤 전 총장 등 4인의 치열한 눈치작전과 세 결집, 쪼개기 등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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