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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클 '인종차별 폭로' 후 갈라진 英…보수층은 왕실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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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호주 신문들이 9일자 1면을 통해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을 폭로한 해리 왕손 부부의 인터뷰 소식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헤럴드 선’은 메건 마클 왕손빈의 사진을 실으며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는 그의 인터뷰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가 이날 TV방송에 나와 “우리 국가수반은 영국 여왕이나 왕이 아닌 호주 시민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해리 부부의 폭로를 계기로 호주 내 영연방 탈퇴 여론이 재점화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멜버른=AFP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간 마클의 인터뷰 이후 민심이 갈라졌다.

앞서 마클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을 주장했다. 그는 “왕가에서의 곤경 때문에 자살 충동을 갖기도 했다”면서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왕실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또 남편인 해리 왕자와 2019년 5월 낳은 아들 아치와 관련해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들이 오고 갔다”고 목소리 높였다. 나아가 “왕실은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가 지난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46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여왕과 왕실에 더 공감한다’는 36%, ‘해리 왕자 부부에 공감한다’는 22%를 받았다. ‘어느 쪽에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28%였다.

정치 성향별 공감도 역시 갈렸다. 보수당 지지층은 왕실에 대해 64%,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해 8%의 공감을 보였다. 반면 노동자 지지층은 왕실 15%, 해리 왕자 부부 38%였다.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은 왕실에 대한 공감이 55%로 절반이 넘었다.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공감은 9%에 불과했다. 반면 젊을수록 해리 왕자 부부 공감 비율이 높았다. 18∼24세는 해리 왕자 부부에 48%가, 왕실에 15%가 공감했다. 25∼49세는 ‘아무에게도 공감하지 않는다’가 32%로 가장 많아 중립적이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왕실이 인종차별 의혹을 조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아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답변은 ‘나는 언제나 여왕은 물론, 여왕이 우리나라와 영연방 전역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존경해 왔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왕실에 대한 다른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오랫동안 언급하지 않았다”며 “오늘도 여기서 벗어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마클의 인터뷰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말이 지난 8일 나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자신의 정신건강 그리고 개인적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통령도 분명히 그렇게 믿는 무언가다”고 답했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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