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3.1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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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을 해체 수준으로 혁신하면서도 당초 계획했던 공공주택 공급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혀 딜레마에 빠졌다. 공공주택 공급 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조직이 바로 LH이기 때문이다.
이달 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발표를 포함해 내달 신규 공공택지 추가 발표, 7월에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예정된 일정만 수두룩하다. 조직 개혁과 병행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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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공급 대책 사업 주체가 LH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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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공직자 3기신도시 투기의혹 관련 정부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결과 발표에서 LH의 해체 수준의 혁신을 강조했다. "더이상 기관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타에 답해야 할 것"이라며 "신뢰는 회복불능으로 추락했다"는 강도 높은 지적도 이어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당초 계획했던 공공주택 공급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공공주도의 주택공급 대책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뜻도 같다. 그는 12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주택공급이 충분히 될 줄 알고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데 다시 공급이 불확실해져서는 안된다"며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제는 LH의 혁신과 기존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병행할 수 있느냐다. 변 장관의 2·4 대책은 공공 주도 사업시행을 골자로 한다. 주요 내용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공공직접시행정비사업, 신규택지사업의 시행자가 모두 LH다.
현재 LH는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를 꾸리고 지난 2월 서울 용산구에 개소한 '공공주도 3080+ 통합지원센터'에 10여명을 지원한 상태다. 이를 시작으로 각 지역본부에도 통합지원센터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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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보강 불가피한데 채용은 무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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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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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6개 지역본부를 합쳐 2·4 대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인원만 150여명에 이른다. 이마저도 사업 초기 단계여서 가능한 일이고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면 인원 보강은 필수적이다.
LH는 2·4 대책 등을 고려해 대규모 채용을 계획했었다. 2021년 계획된 채용규모는 총 1210명으로 지난해 1085명보다 100여명 이상 증가했다. 당초 계획으로는 2·4 대책 본격 추진 전인 이달 공고를 내고 채용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이번 사태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LH 입장에서 채용 절차만 4개월이 걸리는데 대대적인 조직 개혁이 예고된 상황에서의 신규 채용은 무리다.
어떤 형태로든 LH 조직의 변화는 불가피한 상태다. 정부가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공언했지만 확답할 수 없는 이유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혁신안은 없으며 전문가,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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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분할 유력…기능 이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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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체 수준의 혁신안으로 조직을 기능별로 쪼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LH가 가지고 있는 토지수용권, 독점개발권, 용도변경권 등의 막강한 지위를 분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서는 이미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다른 기관에 기능들을 나눠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변 장관은 "LH로 부족하면 한국부동산원, LX(한국국토정보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을 총동원해 보완하겠다"고 발언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요 업무는 통계시세 및 지가관리, LX는 측량, HUG는 자금지원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LH의 기존 사업들을 토대로 3~4개 파트 정도로 나눈 후에 그 안에 있는 기능 중 일부를 관련 있는 다른 기관에 조금씩 나눠주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일례로 한국부동산원은 청약홈 등을 갖추고 있으니 임대, 분양, 청약 관련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3개 기관 모두 역량이나 업역 상, LH 본연의 업무인 택지개발·도심정비 사업과는 무관한 곳들이라 기능을 이관하기에는 어려워보인다" 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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