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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친여원로 이준구 교수도 등 돌린 가덕도 공항 "제2의 4대강사업…예타면제 논리 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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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진보 성향 학자로 분류되는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제2의 4대강 사업'에 빗대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최대 28조원이 소요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여당이 예타를 면제하는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예타 면제의 구실을 갖다 붙인다 해도 궁색한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이 교수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예타 면제라는 칼을 함부로 휘둘러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야당까지 가세해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은 결국 이 사업이 경제적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잘 말해 주고 있다"며 "이러니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제2의 4대강사업이 될 수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게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표적인 4대강사업 반대론자다.

이 교수는 "솔직히 말씀 드려 난 어떤 구체적 근거에서 그 사업에 예타 면제가 적용될 수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런데 상식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머리에 선뜻 떠오르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거나 긴급한 사정으로 국가 차원의 추진이 필요한 등의 경우에 예외를 인정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는 이 둘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정부와 여당이 어떤 예타 면제의 구실을 갖다 붙인다 해도 궁색한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근본적으로 신공항 건설이 뭐가 그리 시급한 사업이라고 그렇도록 성급하게 밀어붙이는지 그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정부와 여당의 태도를 보면 마치 무엇에 쫓기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토목사업을 어느 정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 사업에나 마구잡이로 예타 면제를 적용하는 무리수를 두어 가면서까지 토목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절대 반대"라며 "토목사업을 하되 경제성이 명백하게 확인된 것에 한해 규정과 절차에 맞도록 추진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요즈음처럼 재정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가채무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층 더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런저런 사업에 모두 예타 면제를 적용하는 것은 국민의 눈에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비칠 게 너무나도 뻔하다"며 "예타 면제는 예리한 날을 가진 칼과도 같다. 이런 위험한 무기를 함부로 휘두르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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