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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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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만 꿈꾸던 데이비스, 결국 KCC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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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아프다며 미국서 치료 원해

미국 가려 외곽슛 연습했단 추측도

전력 공백 생긴 KCC, 헤인즈 영입

조선일보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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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를 올 시즌 남자 프로농구 선두로 올려놓은 주역인 타일러 데이비스(24)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긴 글을 올렸다. 체중 감량 등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다가 “3 more months(석 달만 더). Easy money”라는 문장으로 끝냈는데, 여기서 ‘easy money’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이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워졌다.

이를 통상적 의미인 ‘쉽게 버는 돈’으로 해석한 일부 농구 팬들은 “그가 NBA(미 프로농구) 진출을 위해 몸을 만드는 데에 관심이 쏠려 있으며, KBL(한국농구연맹)에 대해선 ‘석 달만 더 참으며 돈벌이하자’고 생각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다만 좋은 스코어러에게 외치는 일종의 미국 농구 은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KCC 관계자는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라 구단에서 큰일로 보진 않는다”며 “성실하고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이 있는 선수라 ‘내 몸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의미로 올린 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던 이 일은 한 달 뒤 다시 조명됐다. 데이비스는 “과거 수술을 받았던 왼쪽 무릎이 안 좋다”고 했다. 팀 닥터는 전치 2주, KBL 지정 병원은 전치 4주 진단을 내렸다. 구단은 ‘국내에서 쉬다가 플레이오프 때 복귀하라’고 설득했지만, 데이비스는 “미국에 가서 치료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만약 그가 미국으로 떠난다면, 복귀 시 자가 격리 기간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올 시즌 계약은 끝이 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쩐지 그때…’라는 반응이 나왔다. 전창진 KCC 감독은 “데이비스가 초반에는 잘해줬는데, NBA에 대한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점점 외곽 플레이를 많이 했다”고 했다. 키 208cm인 데이비스가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한국과 달리 외곽 실력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자꾸 연습하느라 원래 KCC에서 해야 할 몫을 하지 못했다는 추측이다. 데이비스의 시즌 평균 득점은 14.2점인데, 최근 10경기만 놓고 보면 평균 11.7점에 그친다.

현재 KCC는 데이비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설득 중이지만 이는 쉽지 않을 듯하다. 지난 8일 경기 이후 결장 중인 데이비스는 아직 구단 외국인 숙소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6일 인스타그램에 서울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곧 집에 돌아간다.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했다.

KCC는 데이비스가 결장하는 동안 디제이 존슨을 코트에 내보냈다. 존슨은 귀화 선수인 라건아가 국가대표로 차출될 때를 대비해 데려온 선수다. 하지만 기량은 데이비스에 현저히 못 미친다. 결국 KCC는 17일 존슨의 대체 선수로 KBL에서 12시즌을 뛴 베테랑 애런 헤인즈를 영입했다. 데이비스가 뜻을 꺾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한 방책이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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