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올해 처음으로 블록체인 게임 신기술 제작지원 나서
게임물관리위, 가상자산화 아이템 현금화 여지 시 ‘등급거부’ 확고
외부 블록체인 생태계 연결 없으면 반쪽짜리 게임 불과
이용자 권리 확보 대안으로 ‘블록체인 게임’ 떠오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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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차세대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을 두고 정부 기관의 정책 엇박자가 불거져 눈길을 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게임을 개발하라고 지원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심의를 넣으면 등급거부 결정을 내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콘진원이 2021 게임콘텐츠 제작지원(신기술 기반형) 사업의 공모를 끝냈다. 이 중 블록체인 게임 제작지원 사업이 있다. 프로젝트 당 최대 5억원씩, 2개 내외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콘진원 신기술 제작지원 사업 담당자는 “최종 발표는 오는 4월 중순을 넘겨서 나올 것”이라며 “콘텐츠에 대한 제한은 게임으로만 가능하다는 것 이외엔 없다”고 현황을 전했다. 또 “신기술에 대한 제작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방침을 전했다.
블록체인 게임은 쉽게 말해 게임 내 산출물의 소유와 거래가 가능한 게임이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기술이 적용돼 있다. 가상자산화(NFT) 기술로 보면 된다.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을 인증할 수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라가 거래소가 연결되면 암호화폐로도 가치를 매길 수 있다.
게임위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다. NFT 게임 아이템이 외부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연결돼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될 여지가 있다면 ‘등급거부’할 정도로 엄격하게 보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등급거부 사례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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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사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for Klaytn)’이 이 같은 이유로 끝내 등급거부를 받았다. 회사는 지난 7개월여간 이어온 게임물 수정과 자료 제출을 중단하고, 현재 행정심판을 준비 중이다.
이를 고려하면 외부 네트워크와 단절된 반쪽짜리 블록체인 게임이 아닌 이상, 콘진원의 제작 지원을 받아 나온 게임은 게임위 등급거부가 확실시된다. 게임 개발사가 정부 지원을 받아 게임을 제작하고도, 국내 서비스가 불가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에 제약이 없는 글로벌 시장을 노려야 한다.
게임위가 ‘블록체인 게임의 사행적 활용’을 우려하는 상황은 얼핏 보기엔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게임 아이템 현거래 시장이 열린지 10년을 훌쩍 넘겼다.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등 거래사이트도 엄연히 존재한다. 게임위의 블록체인 게임 등급거부가 설득력을 잃는 지점이다. 스카이피플이 행정심판을 준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업계에서 확률형 뽑기 아이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블록체인 게임이 대안 중 하나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콘텐츠미래융합포럼 ‘확률형 아이템’ 토론회에서 이재원 마비노기 유저행동총대(게임 이용자 대표)가 콘텐츠 ‘아이템을 이용자 소유로 해달라’며 의견을 냈다.
이 총대는 “게임사가 과금으로 구입한 캐릭터 성능을 낮추지 않아도 보스 체력을 극단적으로 높여 (과금) 아이템 가치를 훼손하기도 한다”며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사를 비판했다. 그는 “유저 아이템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한 때가 왔다”며 “임대가 아닌 구매, 내 소유가 되는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수석부회장은 블록체인 게임 제작지원과 등급거부가 공존하는 것에 대해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블록체인 NFT 기술이 유저의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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