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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앞길 막자 쇠파이프 끌면서 욕설한 음주운전자… 대법원 “특수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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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들고 다가오는 행위만으로도 공포심 유발”

욕설을 못 들었거나, 위협 시간 짧았어도 협박



헤럴드경제

대법원. [헤럴드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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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차량을 향해 욕설을 하고, 알루미늄 파이프를 바닥에 끌며 다가간 음주운전자에게 대법원이 특수협박죄를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자신을 향한 박씨의 욕설을 듣지 못했거나, 박씨의 위협행위가 시간이 짧았더라도 그 자체로써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을 협박하는 특수협박죄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씨가 알루미늄 파이프를 들고 다가오는 행위를 피해자들이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일반적으로 피해자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며 “이를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또는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2019년 4월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던 중, 경남 거창의 한 일반통행 도로에서 자신의 앞을 가로 막은 차량 운전자 A씨와 일행 B씨를 향해 욕설을 하고 길이 90㎝짜리 알루미늄 파이프를 바닥에 끌면서 다가간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은 박씨가 운전을 하는 모습에 음주운전 의심이 들어, 박씨의 차량을 쫓던 중 대치했다. 차량 밖으로 30초가량 나와 있었던 박씨는 파이프를 A씨 등을 향해 휘두르거나 들어올리진 않았다. 당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6%로, 박씨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4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다.

1심은 기소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특수협박죄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행위는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해 협박행위 내지 협박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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