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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세계 최초’ 타이틀 뒤엔 느린 속도·비싼 요금…소비자 ‘분통’ [5G 시대 2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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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1300만 ‘대중화’ 이후 과제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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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홍보
실상은 3~4배가량 빠른 정도

기지국, 전체 무선국 중 9.5%뿐
대부분 야외 집중…실내선 답답
피해 모임 “2년간 시정 안 돼”
업계 “내년까지 전국망 구축”

2019년 4월3일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고 서비스를 시작한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 2년째를 맞는다. 정부와 이동통신업계의 대대적 홍보 속에 시장에 안착한 5G는 지난 1월 기준 13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과 고가 요금제에 대한 불만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 도입 당시 내걸었던 청사진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홍수희씨(39·가명)는 1년째 5G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지만, LTE를 사용할 때에 비해 속도가 빨라졌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하거나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수시로 끊기거나 멈춤 현상이 발생해 ‘LTE 모드’로 전환 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홍씨는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할 당시 5G 전용으로만 출시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요금만 비싸졌지 사실상 LTE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전 상용화 당시 정부와 업계가 홍보한 5G 속도는 ‘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20Gbps(기가비피에스)’였다. 하지만 실제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이통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90Mbps다. 이는 LTE 평균속도(153.10Mbps)보다 4배가량 빠르긴 하지만 당초 홍보한 20Gbps에는 크게 모자란 속도다.

통신업계는 서비스 도입 당시 지나치게 기대감을 높인 홍보 문구로 이용자들의 불만을 키웠다고 토로한다. 20Gbps는 2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이용해 5G가 ‘이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속도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이통3사가 전국망을 깔고 있는 주파수 대역은 3.5㎓로 LTE보다 불과 3~4배가량 빠른 정도에 불과하다.

터지는 곳보다 ‘안 터지는 곳’이 많은 것도 문제다. 5G 기지국을 충분히 짓지 못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탓이 크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설치된 5G 기지국은 14만1939개로 전체 무선국 중 9.59%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야외에 집중돼 집이나 사무실, 쇼핑몰, 대중교통 수단 등 실내에서의 5G 서비스 활용도는 더욱 떨어지는 상황이다.

불만이 커진 5G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은 공동소송 플랫폼인 ‘화난사람들’을 통해 5G 피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추진 중이다. 이들 피해자 모임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5G 기지국 구축이 당초 홍보와 달리 적기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5G 서비스 개시 초창기부터 지적돼 온 가용 지역 협소 문제와 통신 불통·오류, 4G LTE 대비 과도한 요금 등이 서비스 개시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 모임 측은 “정부가 5G 주파수를 할당할 때 이통3사에 망 구축 기간을 유예해 준 것이 잘못”이라며 정부도 소송제기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통사들은 공동 기지국 구축으로 서비스 제공 범위를 빠르게 확대해 2022년말까지 끊김없는 5G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5G 품질은 전 세계 5G 도입국 중 가장 앞서 있는 수준이지만 이용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2022년말에는 85개 시군구의 읍,면,동 지역까지 5G 제공범위가 도달할 수 있도록 기지국을 구축하고 5G 전용 서비스와 콘텐츠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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