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슈 국내 백신 접종

국내 2분기 접종 차질 우려…AZ, 60세 미만 접종 한시적 보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체 물량 67% 차지 ‘비상’…전문가 “위험·이익 판단해야”

[경향신문]

유럽의약품청(EMA)이 7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과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 간 관련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 백신 접종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EMA 결정 결과를 토대로 AZ 백신에 대한 접종 제한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터다. 만약 접종 제한을 결정할 경우 AZ 백신 물량이 67%에 달하는 국내 2분기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AZ 백신의 혈전증 유발 논란은 이미 국내 백신 접종 일정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7일 “8일부터 시행될 특수교육·보육·보건 교사 및 어린이집 간호인력 등에 대한 접종을 잠정 연기하고, AZ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한시적으로 보류한다”고 밝혔다.

대응추진단은 “EMA 총회에서 AZ 백신과 일부 특이 혈전 발생 간 연관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임에 따라 그 결과를 확인하고 추진하기 위해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EMA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험과 이익을 정확히 따져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60대 이상 고령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높고 혈전증 발생 비율은 적어 위험보다 이득이 훨씬 크지만 젊은층은 다르다”며 “20대의 경우는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적기 때문에 연령별로 위험과 이익을 고려해 접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해외 정보와 국내 상황을 바탕으로 위험과 이익을 판단해보고 위험이 크다면 접종 제한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0만명당 3~4명꼴로 나오는 부작용을 고려해 접종을 중단하거나 제한할 것인가, 아니면 감수하고 접종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매일 코로나19 환자가 몇백명씩 발생해 3~4명씩 죽는 것보다 부작용을 두려워할 문제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특정 연령대에 문제가 있다고 접종을 중단하면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은) 다른 연령대 접종 대상자들도 접종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Z 백신의 접종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고, 백신 접종 제한 조치가 자칫 AZ 백신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MA도 이날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은 매우 드물며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백신의 전반적인 이점이 부작용의 위험을 능가한다”고 밝혔다.

연령별 접종 제한 여부와 별개로 예방접종 전후 혈전 모니터링·치료 역량을 강화하고 혈전 발생·경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방역당국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상력을 발휘해 모더나·노바백스·얀센 백신 도입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대응추진단은 AZ 백신을 접종한 20대 여성에게서 혈전증의 일종인 폐혈전색전증이 진단됐다고 이날 밝혔다. 국내에서 AZ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이 발생한 세번째 사례다. 다만 이 여성에게서 뇌정맥동혈전증은 발견되지 않았다.

▶ [인터랙티브] 나의 탄소발자국은 얼마?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