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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공공재개발 '속도'는 좋은데 함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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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공공재개발 후보에서 제외된 한남뉴타운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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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동산 도시계획 전문기자 SON(손동우)입니다. 지난달 29일 국토부에서 중요한 발표가 나왔습니다.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16곳이 공개됐는데요. 국토부에 따르면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 후보지도 컨설팅을 실시한 후 7~8월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런데 재개발 종류 너무 복잡하시죠? 민간 재개발에 공공재개발,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정부가 하도 많은 정책을 내놓다보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나서서 꼼꼼히 정리해 주지도 않고요. 그래서 매부리 뉴스레터가 '복잡한 재개발'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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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먼저 민간재개발 vs 공공재개발 vs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을 정리한 표입니다. 이해가 좀 되시나요?ㅎ 복잡할 때는 표로 정리하는게 최고입니다. 민간 재개발은 일반적인 재개발이니 대충 아실거 같고요. 공공재개발은 한국주택도시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해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입니다. 공공재개발 대상지가 되면 '주택공급 활성화지구'로 지정돼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의 1.2배(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360%)까지 올려주고 분양가상한제에서도 제외되요. 이게 가장 큰 혜택이죠.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은 말 그대로 LH, SH공사 등이 시행자가 되는 것입니다. 사업기간 동안 조합으로부터 LH 등이 토지소유권을 넘겨받죠. 종상향을 시켜주기도 하고 공공 재개발보다는 조금 인센티브가 많습니다. 단 소유주 입장에선 LH 등이 보장한 확정수익률만 기대할 수 있습니다.

둘. 공공재개발은 올해 초 8곳이 1차 후보지로 발표됐습니다. 그리고 3월29일에 2차 후보지가 추가로 나왔죠. 정리해 보면

<1차> 신문로2-12(예상가구수 242) 양평13(618) 양평14(358) 봉천13(357) 강북5(680) 용두1-6(919) 신설1(279) 흑석2(1310)

<2차> 상계3(1785) 천호A1-1(830) 본동(1004) 금호23(948) 숭인동1169(410) 신월동7-2(2219) 홍은1(341) 충정로1(99) 연희동721-6(1094) 거여새마을(1329) 전농9(1107) 중화122(853) 성북1(1826) 장위8(2387) 장위9(2300) 신길1(1510)입니다.

셋. 이중에선 흑석2, 성북1, 장위8, 9 구역 정도가 대장주로 꼽힙니다. 흑석2는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역세권입니다. 흑석뉴타운이 2구역이 해제되면서 '이빨빠진것' 같다고 했는데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많죠. 장위 8·9구역은 15개 장위뉴타운 구역 중에서 중심에 위치해 있죠. 성북1구역은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가까운데 대지규모가 12만㎡에 달합니다.

넷. 하지만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중에선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1구역이 빠졌어요. 성북4구역과 고덕2-1, 고덕2-2 등도 제외됐는데 모두 알짜로 꼽히던 곳입니다. 주민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공공재개발이 상당히 힘이 빠지게 생겼습니다

다섯.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 후보지는 이르면 7~8월쯤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27곳 정도가 컨설팅을 원한다고 접수를 했다네요. 대부분(19곳) 지자체에서 신청했지만 주민이 제안한데가 3개, 정비업체가 제안한 곳이 8개라네요.

여섯. 부동산업계에선 사업성이 낮아 현행 민간 방식으로 재개발했을 때 조합원 부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는 곳이 공공 재개발이나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공공이 직접 시행하면 사업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데다, 조합원 개인의 수익도 높아져 지불해야 할 분담금 액수가 줄어드는 게 최대 매력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LH 땅 투기 사건으로 사업자인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죠.

일곱. 새로 바뀐 서울시장도 변수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시장 규제 완화를 공언한 상태죠. 민간 주택사업에 활로가 열리면, 공공 주도 개발에 관심을 보이던 지역들도 이탈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시가 임대주택 비중을 늘리지 않는 방안을 허락한다면 사업성이 충분히 나오기 때문이에요.

여덟.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공공 재개발을 고려하던 지역들이 민간 재개발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한다면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수 있어요. 사업 진행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뜻이죠. 어쨋든 재개발은 그동안 재건축보다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재개발 투자를 고려한다면 해당 지역이 어떤 상태인지, 공공 재개발이나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을 선택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체크해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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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우 부동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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