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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美 FBI "SNS가 극단주의 메시지 전파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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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국장 "SNS, 美 위험의 '핵심 증폭기'"
WSJ "고위 정보당국자 최고 강경 발언"
한국일보

1월 6일 음모론을 신봉하는 큐어넌의 활동가 제이크 엔절리(앞줄 왼쪽 두번째)가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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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당국 수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극단주의 창궐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올해 초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롯, 미국 내 극우ㆍ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SNS 플랫폼이 거짓 정보와 폭력 확산을 부추겼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5일(현지시간) ‘전 세계 위협’을 주제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SNS가 미국 내 폭력 극단주의자들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중심 역할을 한다”며 “(중국, 러시아 등) 외국의 악의적 영향력뿐 아니라 국내 위험의 ‘핵심 증폭기’”라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지난 몇 년간 극우 집단 큐어넌(QAnon)의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퍼졌고, “미국에 조만간 남북전쟁에 이은 2차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백인 우월주의 반(反)정부운동 ‘부갈루’가 지난해부터 페이스북에서 세를 확장한 점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큐어넌이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보당국은 ‘에코 챔버(Echo Chamber)’라 불리는 SNS의 독특한 특성도 극단주의 확산에 한 몫 했다고 분석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외출이 줄어들고, 폐쇄적인 온라인 공간에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똘똘 뭉치면서 반정부ㆍ극우 분위기가 더욱 심화했다는 의미다.

레이 국장의 발언은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침탈 사태 이후 행정부 안에서 반정부 폭력사태 경고음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난입 사건을 계기로 국토안보부는 “미 전역에 위험한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며 국가테러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SNS가 극우주의를 어떻게 부채질 하는지에 대한 가장 강경한 고위 정보당국자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주요 SNS 업체들은 레이 국장의 발언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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