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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 이어 승부예측까지…‘디지털 쇄국’ 선택한 게임물관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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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가상자산화(NFT) 게임, 연이은 등급분류 취소 위기

게임위 “사행적 이용될 우려 커” vs 업계 “과잉해석”

승부예측 시장 열린 지 1년 만에 고강도 규제 움직임

게임위 일방향 행보에 불만…“환전상 잡아야지, 정상 사업자 옥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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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신사업 분야를 연이어 막고 나섰다. ‘디지털 쇄국’으로 볼만한 행보에 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블록체인 가상자산화(대체불가토큰·NFT) 게임의 등급취소 통보에 이어 스포츠 승부예측(베팅) 게임도 규제를 적시한 등급분류 규정 개정을 앞둬 설 자리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업계의 일방향 행보라는 성토에도 게임위는 ‘할 일을 할 뿐’이라며 개의치 않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내 산출물을 가상자산화(NFT)한 사업자들이 등급 취소 통보를 받았다. 게임위가 ‘등급 부정적 요소가 확인된 게임물’로 구글에 등급분류 결정 취소 예정 통보를 보내면, 구글이 이를 조치하는 식이다.

게임위가 공문에 적시한 대표적인 등급분류 취소 사유로는 “가상자산화(NFT)한 아이템은 그 소유권이 게임사가 아닌 이용자에게 귀속되므로 게임산업법상 경품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블록체인 특성상 게임 외부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는 등 거래 활성화 시 사행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높다” 등이 있다.

최근 노드게임즈가 ‘크립토 스워드 앤 매직 포 클레이튼(Crypto sword & magic for klaytn)’의 서비스 중단 조치를 받았다. 이 회사 이찬기 대표는 “글로벌에선 여전히 서비스 중인데, 국내에서만 게임이 내려갔다”고 현황을 알렸다.

스카이피플도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했다. 지난 12일 게임위 담당자 전결을 거친 등급분류 결정 취소 예정 공문이 구글에 전달됐다. 홍정기 스카이피플 부대표는 “게임위가 NFT (적용)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으나, 취소 사유를 보면 NFT를 경품이자 불법으로 보고 있다”며 “김앤장과의 법적 공동 대응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엔 스포츠 승부예측(베팅) 게임이 코너에 몰렸다. 승부예측 게임은 게임머니를 걸고 스포츠 승패를 맞히는 방식의 보드게임이다. 지난해 4월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 공포로 합법 시장이 열렸으나 사행적 활용을 우려한 게임위 권고안 때문에 여전히 강한 규제 영역에 놓여있었다.

게임위가 이 권고안을 등급분류 사행성 확인 기준에 넣어 등급분류 규정을 일부 개정한다고 공고했다. 업계에선 불법 환전상을 잡아야지, 게임위가 심의를 정상 취득한 사업자들을 옥죄는 방향으로 간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지난 12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쳤으나, 업계에선 이변이 없는 한 개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A사 임원은 “시장이 열린 후 1년 이내 뽑은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실업자만 양산할 위기”라고 전했다. B사 임원은 “심의번호를 정상적으로 취득했고 연구개발 비용을 써가며 승부예측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도대체 시장 예측을 할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C사 임원은 “승부예측도 소통을 하면서 운영하면 한국형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며 “갑자기 규제한다면 계획이 다 수정돼야 하는데 작은 회사들은 타격이 크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업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게임위의 ‘일방통행식 소통’이다. 심의를 거친 정상적인 사업자를 강하게 규제하면, 게임에 재미를 못 느낀 이용자들이 불법 음지 시장으로 몰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외엔 오즈메이커(배당률을 정하는 사람)와 픽스터(경기예측)라는 전문 직업군이 있다”며 “국내에선 사행적으로만 오해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석형 게임위 등급분류서비스팀장은 “게임사들에게서 위법 부당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환전상 활동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규정 개정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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