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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일회용 마스크 재활용, 기술은 있는데 경제성이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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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도 고온 열분해 기술 있지만 수거·세척·추출 등 공정 비효율

한달내 썩는 필터도 상용화 더뎌

일회용 마스크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마스크 재활용 기술이 있고, 땅에 묻으면 수개월 만에 자연 분해돼 사라지는 마스크를 개발하는 기술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한데, 경제성이 문제라고 말한다.

김주식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일회용 마스크의 주성분인 폴리프로필렌은 700도 이상의 고온(高溫)을 가하며 증기를 주입하는 ‘열분해 공정’을 거치면 그 원료인 ‘프로필렌’을 추출해 재활용할 수 있다”며 “이미 석유화학 공장에서 해당 공정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기술 도입은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열분해 공정을 거치려면 폴리프로필렌이 아주 깨끗해야 하고 수거와 세척, 가열, 추출, 분리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현재 일회용 마스크 가격이 1000원 남짓한 수준인데 이런 공정을 거치면 어쩌면 생산가보다 더 비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상황이 5~10년 넘게 갈 것도 아닌데, 정부가 여기에 막대한 세금을 쓰는 것을 국민이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은 지난달 ‘한 달 만에 생분해되는 친환경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재활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스크를 친환경적으로 폐기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미생물이 활성화된 ‘퇴비화 토양’ 조건에선 28일, 일반 쓰레기 매립지에서도 1년 이내면 모두 썩어 없어진다는 것이 연구원 측 설명이다. 다만 상용화 작업은 더딘 상황이다. 가격은 일회용 마스크의 2~3배, 실제 생산에는 3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연구원은 보고 있다.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생분해성 원료를 공수하는 게 문제인데, 중국 업체들은 가격을 높였고 국내엔 마땅한 제작 업체가 거의 없다”며 “정부 지원이 있었다면 더 저렴하게 빨리 생산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는 연구원 자체 연구 예산으로만 생산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시간이 더 걸린다”고 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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