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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에 스마트폰 붙잡힌 화웨이, 스마트카·클라우드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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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화웨이 독자 OS, CPU, 라이다센서 스마트카에 탑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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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중국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개막한 제19회 상하이 모터쇼에 화웨이가 제작에 참여한 '아크폭스(Arcfox) 알파S HI' 자율주행차가 전시돼 있다./사진=AFP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하드웨어(통신장비·스마트폰) 사업에서 큰 타격을 입으면서 스마트카, 클라우드컴퓨팅 등 소프트웨어사업 강화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주 상하이 모터쇼에 '화웨이 인사이드'(HUAWEI INSIDE)라는 로고가 적힌 자율주행 승용차를 처음 선보였다. 베이징차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인 베이징차신에너지와 화웨이가 협력해 만든 첫 자율주행차 '아크폭스(Arcfox) αS HI'다.

이 자율주행차는 화웨이의 범용 운영체계(OS) '하모니'(중국명 훙멍)에 기반한다. 하모니는 미국의 제재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쫓겨난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대안 OS로, 자사 스마트폰 등에도 쓰고 있다. 이밖에 이 차는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자율주행차용 중앙처리장치(CPU), 라이다(LiDAR·레이저 스캐너, 레이더를 쏘아 돌아오는 속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외부환경 인식) 등 센서를 탑재했다.

쉬즈쥔 화웨이 회장은 지난 12일 "화웨이는 자동차를 생산하지는 않고 자동차 기업이 좋은 차를 만들도록 도울 것"이라며 "중국에서 매년 3000만대의 차량이 팔려 우리가 대당 1만위안(약 171만원)만 받아도 큰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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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하이 모터쇼의 화웨이 부스/사진=AFP


화웨이는 또 25일 중국 클라우드컴퓨팅 시장 선두주자인 알리바바에 도전장을 내밀며 클라우드컴퓨팅 제품을 출시했다. 화웨이는 자료를 내고 "결국 전체 매출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책임 연구자는 "화웨이는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및 서비스 업체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가 구글과 같은 비즈니스모델을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DC의 리서치 매니저인 윌 웡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면서 "자율주행차는 (스마트폰에 이어) 하모니 OS를 적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대형 모바일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작년부터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스마트폰에서부터 랩탑, 태블릿 PC, 이동통신 기지국, 서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신용 반도체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는 매각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9년 20%대에서 지난해 말 8%(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올해 출하량 역시 반도체 수급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4500만대(트렌드포스 예상)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전체 7위권으로 크게 밀려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통신장비 시장도 북미·유럽 등 주요국의 5G 투자가 본격화하는 와중에 장비 배제가 지속되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유럽 업체인 에릭슨(스웨덴), 노키아(핀란드)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CNBC는 "화웨이가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추가 제재 조치로부터 벗어나려는 의미가 있다. 또 미국이 화웨이의 반도체사업은 성공적으로 방해했지만, 소프트웨어 사업에 타격을 입히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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