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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송영길 바라보는 與대선주자들···이재명계 "친문 장난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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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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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중심이 돼 대선을 준비해야 새 대통령이 정책적인 (혼선을) 단축시키고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수락 연설에서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다짐한 그의 대표직 성패는 내년 3월 9일 치러질 차기 대선과, 그 전초전인 당내 경선이 결정한다.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등 민주당 ‘빅3’ 대선 주자들은 이날 갓 출범한 송영길 지도부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각 캠프에서 ‘무계파’를 강조한 송 대표에 대해 “특별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는 식의 공통 반응이 나왔지만, 대선 경선 연기 여부 등 유불리가 치열하게 갈릴 이슈에 대한 송영길 지도부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최악은 피한” 이재명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캠프 내에서 “가장 불리한 조합”으로 평가받았던 홍영표 대표·윤호중 원내대표 구성을 피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직자는 “지지자 사이에 ‘극문(極文·극렬 친문)’ 결집이 일어날 때마다 반(反) 이재명 정서가 고조되는 건 일종의 공식 아니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5·2 전당대회 당일 친문색채가 가장 짙은 홍영표 후보가 간발의 차로 진 것을 두고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선 극문 지지층이 재검표 요구 글을 다수 올리며 이재명 지지자들을 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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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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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은 “일단 가장 나쁜 시나리오로 평가받았던 홍영표 후보 당선은 피했다”며 “송영길 체제에선 그래도 친문이 장난을 치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공정한 관리”라는 송 대표의 취임 일성에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각에선 "86세대 ‘운동권 맏형’으로 불리는 호남 출신 송 대표와 경북에서 상경해 검정고시를 거친 이 지사 간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살 터울인 두 사람 모두 법조인이지만, 송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재야 운동에 투신했다가 사법연수원 26기를 뒤늦게 수료한 뒤 1999년 재·보선 출마로 정계에 입문했다. 연수원 18기로 성남시장 출마 직전 해인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이 지사와는 궤적이 다르다.



전남 출신 겹치는 이낙연



송 대표와 가장 유사한 배경의 대선 주자로는 이낙연 전 대표가 꼽힌다. 이 전 대표가 치렀던 지난해 8·29 전당대회 당시 송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낙연 지지 선언을 하고 외곽에서 지원을 했다. 고향이 전남 영광(이낙연)·전남 고흥(송영길)으로 출신지가 상대적으로 가깝다. 이낙연 캠프 안팎에선 “두 사람 간 정서적 거리는 멀지 않다”(캠프 관계자)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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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이낙연(오른쪽),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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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점이 이 전 대표에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호남 당대표가 호남 대선주자에 유리한 쪽으로 경선을 끌고 가면 당내 잡음과 거부 반응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검찰총장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당시 이낙연 대변인이 “헌법 불합치”라며 반대했지만, 초선이던 송영길 의원이 “헌법상 난점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다른 의견을 제시한 일도 있다.



정세균과도 당직 인연



한편 당내 ‘SK(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3일 “2007년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송영길 대표가 사무총장을 맡아 활동했다”며 “송 대표가 2010년 인천시장에 도전할 때도 정 전 총리가 배후에서 전폭적으로 출마를 밀어줬다”고 두 사람의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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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당시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의 당선을 축하해주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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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의 대선 관리와 관련된 당장의 현안은 9월로 예정된 대선 후보 선출을 뒤로 미루자는 당내 일각의 주장을 어떻게 결론내느냐다. 앞서가는 이 지사 측은 마뜩잖은 표정이지만, 시간을 벌 수 있는 이 전 대표·정 전 총리 측에선 “조기 경선으로 야당에 일찍부터 공세 여지를 열어둘 필요가 없다”며 연기 주장을 내심 반긴다. 송 대표는 2일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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