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1시 50분 울산 울주군 범서생활체육공원 임시 선별 검사소. 점심시간을 앞둔 평일임에도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이 검사소를 다녀간 시민은 110명. 검사소에 근무하는 한 방역 요원은 "영국발 변이 코로나19를 염려하는 시민이 크게 늘었다"며 "동구 검사소는 한꺼번에 300명이 몰렸다"고 말했다. 검사소를 찾은 가정주부 김 모씨(44·울산 울주군 범서읍)는 "아이가 다쳐 병원에 입원 중이기도 하고 요새 코로나19가 너무 심각해 겸사겸사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울산에 해외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병원 출입도 까다로워지고 환자들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울산 산업계에는 외부 활동 금지령이 떨어졌다. 울산에 몰려 있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규모 공장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생산 중단 등 차질이 불가피해 상당수 기업체는 외부 행사는 물론 직원 간 회식도 금지했다. 울산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식을 하다 들키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울산에서 급속히 확산하면서 지역사회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3월 둘째 주부터 4월 둘째 주까지 6주간 울산 확진자 80명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63.8%인 51명에게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확진자를 포함하면 그 수는 300명이 넘는다.
방대본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변이 바이러스가 점점 더 우세종으로 많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기에 광범위하게 진단 검사를 하고 접촉자 조사를 통해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3월 초였다. 부산 한 장례식장을 다녀 온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파악된 이후 목욕탕, 가족 모임, 기업체, 대형마트, 종합병원, 유흥주점, 학교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지난 4월 울산 코로나19 확진자는 772명으로 지난 1년 동안 확진자 716명보다 56명이나 많았다. 지역사회에 변이 바이러스가 침투한 가운데 초기에 감염자를 찾아내지 못한 것이 확산 원인으로 지목됐다.
울산시는 오는 16일까지 음식점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제한했다. '숨은 감염자'를 찾기 위한 임시 선별 검사소도 3곳에서 10곳으로 늘렸다. 하루 검사 인원은 3000명 수준에서 1만명으로 3배 이상 늘렸다. 다중이용시설 종사자의 코로나19 검사를 권고하는 행정조치 제55호도 발령했다. 콜센터, 목욕탕 시설 관계자와 택배기사 등은 오는 14일까지 임시 선별 검사소 등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지금 잡지 못한다면 4차 유행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가 없다"며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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