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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일본] 고령화에 발목 잡힌 노동경쟁력…한국에도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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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취업 확대…인구의 29%가 65세 이상·젊은 일꾼 감소 예고

연합뉴스

일본 수도 도쿄도(東京都)의 한 건축공사 현장에서 백발의 취업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촬영 이세원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3대 경제 대국인 일본의 노동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으로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노동 생산성을 보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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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3위 경제 대국 도쿄의 도심 상업지구 모습. 촬영 이세원



일본생산성본부가 발표한 보고서 '노동생산성 국제비교 2020'에서 실상을 엿볼 수 있다.

2019년 일본의 취업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8만1천183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7개국 중 26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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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건축 공사 현장 모습. 촬영 이세원



주요 7개국(G7) 중 꼴찌이며 한국(24위, 8만2천252달러)에도 뒤졌다.

일본은 1990년에 15위까지 상승했으나 2000년에 21위로 하락했고 2018년 26위로 쳐지면서 한국에 따라잡힌 것이다.

일본생산성본부는 "취업자 1인당으로 본 일본의 노동생산성이 국제적으로도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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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이로 보면 일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실질) 일본의 취업자 1인당 노동 생산성 상승률은 2015∼2019년에 -0.3%로 OECD 중 35위였다. 한국은 1.9%로 12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21위로 1970년 이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31위로 현재는 일본보다 순위가 낮다.

하지만 최근 5년(2015∼2019년) 상승률(실질)은 3.3%로 OECD 3위이며 일본(0.9%, 19위)을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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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東京都)에 있는 한 조선업체에서 나이가 지긋한 노동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 촬영 이세원



일본의 노동생산성 악화 요인 중 하나로 고령화를 꼽을 수 있다.

총무성의 노동력조사에 의하면 2019년 일본의 취업자 수는 6천724만 명으로 전년보다 60만 명이 늘었는데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30만 명 증가했다.

늘어난 취업자의 절반이 고령자인 셈이다.

인구 구조나 사회 제도 변화를 보면 일본 산업 현장의 고령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의하면 올해 4월 1일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일본 인구의 28.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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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노인 요양시설에서 고령 스태프가 휠체어에 탄 입소자를 지켜보고 있다. 일손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고령자를 돌보는 직원의 연령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촬영 이세원




65세 이상 고령자는 1950년에 전체 인구의 4.9%에 불과했는데 올해 통계 작성 후 최고 비율을 경신한 것이다.

반면 15세 미만 아동 비율은 11.9%로 최저 기록을 경신하면서 산업 현장의 젊은 일꾼 감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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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심에서 어린이들이 양육시설 보호자의 인솔 하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촬영 이세원



일본 정부는 고령자가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이 노력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고연령자고용안정법을 지난달 시행했다.

노력 의무이므로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도록 강제하기까지 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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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중앙행정기관 입구에서 제복을 입은 고령자(오른쪽)가 경비·안내 업무를 하고 있다. 촬영 이세원



정부가 나서 노인 채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분위기 조성에 나선만큼 장차 이런 방향으로 규제가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에 대응해 노년층의 사회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한 것인데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를 안긴 셈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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