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이르면 다음달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17일 공개입찰 공고를 내고, 이달 3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예비 입찰자를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하고 다음달 14일까지 입찰 서류를 받은 뒤 최종 인수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조건부 인수 예정자(예비 인수자)를 정해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에 부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찰이 무산되면 예비 인수자에게 매수권을 주고, 다른 입찰자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인수자를 변경할 수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14일 한 중견기업과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 회생 절차를 개시한 지 100일 만에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 것이다. 이스타항공 측 관계자는 “예비 인수자로부터 계약보증금도 받았고 그쪽의 인수 의지가 커서 회생은 시간문제로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 인수자가 정해지면 이스타항공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게 된다. 애초 서울회생법원이 정한 기한은 오는 20일까지였다.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고 채무 변제 등을 협의해야 한다는 사유를 들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할 예정이다.

회생계획안에는 인수자의 투자금을 비롯해 체불임금·퇴직금 등 공익채권,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 변제 계획 등이 담긴다. 업계에선 채권자들과의 합의를 잘 이끌어낸다면 1100억원의 인수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승인하면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일부 운항을 재개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나서게 된다. 매각을 낙관하는 이스타항공 측은 이번주부터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 절차를 밟는 등 재운항 준비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2007년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2019년부터 제주항공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고 올해 1월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스타항공 최종 인수자로선 코로나19 사태로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거액의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부담도 안아야 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에 이르러야 국제선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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