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성고등학교./사진제공=동성고등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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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성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를 스스로 반납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동성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천주교 서울대교구)은 27일 오후 4시 이사회를 열고 동성고의 일반고 전환 방안을 의결했다.

조영관 동성고 교장은 이날 이사회 종료 이후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지금의 여러 가지 상황이 자사고 폐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신입생 선발에서 전기고에서 후기고로의 전환, 교육과정 자율권 회수, 학생생활기록부 블라인드 처리 등 자사고로서 누리던 특수성과 장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교 무상교육 전면 실시, 2025년 예정된 고교학점제,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등 교육 환경이 자사고 유지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장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본교는 자사고 운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최근 몇 년에 걸쳐 대규모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었다"며 "이러한 상황이 학교의 노력을 통해 현저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강한 회의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가톨릭 교육철학과 교육이념에 근거해 자사고로서 본교가 추구했던 교육과 학부모가 자사고에 대해 기대하는 교육과의 괴리였다"며 "일반적으로 자사고를 선택하는 학부모는 학교가 엄격한 학업 관리를 통해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을 학교의 최우선적 교육 목표로 삼기를 기대하는데 본교가 추구하는 교육은 그러한 부분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사고의 옷을 벗을 때, 보다 자율성을 가지고 동성고다운 교육을 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됐다"며 "학교의 미래와 발전에 대한 학교법인과의 진지한 논의 끝에 자사고에서 일반고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동성고는 관할 서울시교육청에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심의, 청문 절차를 밟는다. 이후 교육부 동의를 얻으면 일반고 전환이 최종 확정된다.

다만 재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을 받는다. 일반고 전환시 내년부터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무상교육을 받게 된다. 동성고는 신입생과 재학생 간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내년에 2·3학년이 되는 재학생 모두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2012년 동양고, 2013년 용문고, 2016년 미림여고와 우신고, 2019년 대성고, 2020년 경문고가 일반고로 자진 전환했다. 동성고가 전환을 결정하면 일곱번째 학교가 된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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