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최근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를 주도한 서호성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스톡옵션 행사 조건인 자기자본 요건을 상당부분 충족하면서 2023년 기업공개(IPO) 전까지는 모든 조건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소톡옵션을 더 완벽하게 행사하려면 과제가 남아 있다. 분기 적자 폭이 줄고 있긴 한데 흑자 기조로 완전히 돌아설 필요가 있다. 자본확충에 이어 실적 턴어라운드와 대출 성장 등 전략적 측면에서 또 한 번 서호성의 마법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그래픽=비즈니스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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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흥행으로 몸값 상승 시동
최근 케이뱅크는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존에 추진했던 6000억원을 두 배나 웃도는 규모로 인터넷은행 단일 자본확충으로 최대다. 제대로 흥행 홈런을 친 셈이다.
규모뿐 아니라 신규 투입 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인 7250억원을 신규 투자자들이 대는 점도 고무적이다. 유증에는 국내외 대규모 사모펀드들 외에 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까지 참여했다.
발행가액도 액면가 대비 30% 할증 발행했다. 이에 비춰 케이뱅크의 몸값을 산정하면 2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케이뱅크의 유증 전 주식수는 1억8033만40주로 액면가 5000원 기준 9017억원 수준에서 액면가 6500원 기준 1조1721억원대로 불어났다. 이번 신주 발행까지 포함하면 납입자본금이 2조1515억원으로 뛴다.
유증 흥행에 따라 이를 이끈 서호성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지난 4월 서 대표는 케이뱅크로부터 보통주 90만 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행사가격은 6500원, 행사기간은 2023년 3월 31일부터 2028년 4월 30일까지로 이번 유증에서 신주 가격이 30% 뛰면서 서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가격과 일단 같아졌다.
이에 더해 스톡옵션 행사 요건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최소 2년간 재직과 함께 자기자본 2조원과 법인세차감전이익 1000억원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번 유증으로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공개(IPO) 시기와 맞물린 행사 시점인 2023년 3월 말까지는 아직 2년여의 시간이 더 남았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9000억원대로 늘렸지만 적자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50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자본금의 절반 가까이를 까먹은 셈이다.
하지만 이번 유증에 따른 자본 유입으로 자기자본 규모는 1조7000억원 대 중반으로 늘어나며 행사조건인 자기자본 2조원에 꽤 가까워졌다. 본래 예정했던 6000억원 규모의 유증으론 달성이 결코 쉽지 않았을 목표가 해볼 만한 수준으로 바뀐 것이다. 스톡옵션 부여 당시만 해도 서호성 대표는 대규모 투자유치 등이 최대 과제로 지목되며 어깨가 무겁다는 평가받았다.
실적 턴어라운드·대출 성장 관건
다만 여전히 남아있는 3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 갭을 채우려면 실적 턴어라운드가 관건이다. 2023년까지 세전이익 1000억원 충족해야 하는데 최근까지는 오히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적자 행진이 계속 이어지면 결손금이 늘어나며 자기자본 목표에서 다시 멀어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에 필요한 여신 규모를 10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가파른 외형 성장으로 지난해 4월 말 현재 여신이 4조원까지 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다행히 올 1분기 적자폭이 100억원대로 줄면서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된다. 1분기와 엇비슷한 수준의 분기 적자만 이어가도 연간 적자폭이 500억원 안팎까지 줄어드는 데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내년 흑자 전환은 물론 2023년 이전까지 목표한 이익 수준도 가능할 것으로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가상자산 거래 계좌 연계 효과에 따른 수신 증가 효과에 더해 다양한 제휴 확대 등으로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인 대출 확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이번 자본확충을 바탕으로 신규 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대형 플랫폼과의 협력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파트담보대출에 이어 하반기 중 개인사업자대출, 보증금 담보대출 등도 준비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인프라 확충과 함께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할 방침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케이뱅크는 경쟁사와 달리 웹/앱(Web/App) 방식으로 운영돼 포털과 배달앱, 커머스앱 등 다른 플랫폼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면서 "마케팅 요소를 일부 가미하면 신규 계좌 유치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IT 시스템 내재화를 통해 전산비를 절감할 수 있고, 올해와 내년부터는 감가상각비도 감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 대표 역시 "유상증자를 통해 기본 사업인 예대 비즈니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타 기업과의 제휴, 그룹사 시너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해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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