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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팀장시각] 조국의 시간, 윤석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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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조국 전 법무장관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놓고 국회가 시끄럽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조국의 시간’에 갇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교롭게 ‘윤석열의 시간’과도 다시 맞물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조국 사태’로 존재감을 키웠고, 이후 유력 대선주자 반열까지 올랐다. 조 전 장관이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정치적으로 재소환당했다면, 이번엔 스스로 정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왔다. 조 전 장관이 회고록을 내면서 “이유 불문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점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과 본인 및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 대한 주장이 담겼다.




    강성 친문을 중심으로 ‘조 전 장관이 할 말을 한 것’이라며 옹호성 발언이 나온다. ‘일반인이 된 전직 법무부 장관의 개인 방어권 차원’이라며 민주당이 관여할 바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유력 대권주자들은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이낙연 전 대표), “마음이 아리다”(정세균 전 국무총리), “조국의 시간은 우리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발언으로 조 전 장관을 감쌌지만 민심과 괴리는 여전해 보인다.

    당장 대선을 앞둔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달갑지 않은 과거로의 회귀다. “조국이야 조국 개인의 항변을 하는 것이지만 당이 거꾸로 ‘조국의 시간’으로 되돌아가면 안 된다”는 게 주요 요지다. 부동산 등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정책 보완에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조국의 시간’에 시선을 뺏기고 있는 것이다. 재보선에 참패한 민주당은 반성과 쇄신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 반성의 중심에는 조국 사태가 있었다.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정’ 문제를 환기한다면 대선 국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다.

    국론 분열의 단초를 제공한 전 법무부 장관이 여러 의혹을 두고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내놓았다는 점에서 민심은 좋지 않다. 중도층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가 검찰 개혁에 반대해서라기보다는 ‘그들만의 리그’ ‘현 정권의 위선’ 등 내로남불 태도에 실망했기 때문이다(서울시 유권자 대상 ‘FGI 보고서’ 분석).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준석 돌풍’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조 전 장관을 여당 대선후보로 만들라” “조국기 부대” 등 비아냥 역시 민주당 입장에서 흘려 들어선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회고록 상당 부분은 윤 전 총장에 대해 할애했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윤 전 총장을 다시 부각시켰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와 맞물려 윤 전 총장도 꿈뜰거리고 있다. 보폭도 빠르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쇄 접촉하며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11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뽑으면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윤 전 총장이 정치적 결단을 할 시기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아 시설을 견학했고(5월 17일), 울서 강남구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두 시간가량 20∼30대 청년 창업가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5월 24일). 잠행을 거듭하던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로 열의에 찬 모습을 대중에 노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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