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 부친 "단순 실족사로 밀어붙이고 있어"
경찰 "실체적 진실 위해 수사…믿고 지켜봐 달라"
경찰이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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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건에 대한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을 밝히며 '믿고 지켜봐달라'고 요청했으나 좀 처럼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진 않는 분위기다.
2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손씨 친구 A씨 휴대전화에 대해 혈흔·휴대전자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앞서 이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지만 손씨 사망과 연관된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온라인 중심 각종 의혹 쏟아져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A씨의 휴대전화는 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지목돼왔다. A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3시37분께 자신의 전화로 어머니와 통화한 뒤 잠이 들었다가 손씨의 휴대전화만 들고 귀가했기 때문이다.
이 탓에 휴대전화가 바뀐 경위를 두고 온라인에선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아울러 만취상태였던 A씨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전하면서 의구심은 증폭됐다.
손씨 사건 수사에 대한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새로운 수사 결과를 공개하고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힐 때마다 '그럴 줄 알았다'는 여론이 크다.
환경미화원이 손씨 휴대전화를 2주 넘게 보관하고 있었다는 발표에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상당수였다.
이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손씨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며 집회 및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전날 서울 내자동 서울경찰청사 앞에선 사건 당시 폐쇄(CCTV)회로를 공개하고 친구 A씨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친구 A씨의 '8시간 블랙아웃' 주장에 대해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지금이라도 당장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포한강사건진실을찾는사람들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고 손정민 군 사건 CCTV 원본 공개와 동석자 A씨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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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의 죽음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편파 방송' 논란으로 폐지여론까지 일었다. 심지어 한 유튜버는 손씨 친구 변호인과 SBS 관계자가 형제지간이며 A씨를 무죄로 만들기 위해 프로그램을 거짓 제작하기로 했다고 주장해, 손씨 친구 변호인에게 고소당하기도 했다.
■"진실 확인, 믿고 지켜봐 달라"
손씨 아버지도 경찰 수사 내용에 거듭 불신을 나타냈다. 손씨 아버지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브리핑을 하는 서울경찰청은 정민이와 저를 미워하고 친구 A의 변호인만 사랑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라며 "모든 것을 열어놓고 수사한다고 하면서 단순 실족사로 결론을 내고 몰아붙이는 분위기는 누가 내고 있나"라고 적었다.
경찰은 난처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손씨 관련 수사에서 범행과 연관됐다고 추정할 단서는 나오지 않고 불신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련 한 전문가는 "확률적으로는 실족사 가능성이 크지만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높고 각종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경찰의 부담이 클 것"이라며 "실족사 결론이 나면 상당한 비난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지금까지의 수사상황을 공개한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실체적 진실 확인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으니 믿고 지켜봐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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