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 카카오 손해보험 예비허가와 정식 P2P업체 등록 허가 등 굵직한 금융가 안건이 이날 심의된다. <금융위원회 정책홍보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6월 9일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 이외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카카오페이 디지털손해보험업 예비 허가, 개인 간 금융거래(P2P) 업체 인허가 등이 심의됐으며, 이변이 없는 한 조만간 허가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토스뱅크 출범, 인터넷은행 ‘삼국시대’ 열린다

금융위는 9일 오후 열린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의 은행업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으로는 3번째 인가가 떨어지면서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토스뱅크 출범이 불러올 ‘메기효과’도 적잖고 기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양분하고 있던 인터넷은행 시장 구도도 변화의 바람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해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의 차별화를 꾀할 생각이다. 최근 금융위에 제출한 계획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말까지 34.9%, 내년 말에는 42%, 2023년 말 44%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카카오뱅크(30%)와 케이뱅크(32%)가 제시한 목표치를 크게 앞선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토스에 가입된 2000만명 이상의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구축한 신용평가모델(CSS)을 활용하면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토스는 별도 앱을 만드는 대신 기존의 토스 플랫폼을 활용해 인터넷은행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2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토스 플랫폼에서 비롯해 보험, 증권, 자산관리를 비롯해 인터넷은행 서비스까지 해결할 수 있게 한다는 이른바 ‘원 앱 전략’이다. 토스가 지향하는 ‘슈퍼 앱’ 비전에 따라 앞서 출범한 토스증권도 토스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해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300만계좌를 돌파한 바 있다.

한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며, 그중 일부를 토스뱅크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토스뱅크는 실제 거래 테스트, 금융결제원의 지급결제망 등 타 기관 연계를 거쳐 빠르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이번에는 카카오페이 보험? 손보 업계 지각 변동 일어날까

이날 정례회의에서는 카카오페이 디지털손해보험사 예비 허가 심의 안건도 다뤘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말 금융위에 예비 허가를 신청한 후 올해 3월과 5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서류 보완 절차를 거쳤다. 업계는 이미 예비 심사 검토 과정에 6개월이라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서류 완성도도 높은 만큼 예비 허가 통과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카카오페이가 이번 예비 허가에 이어 본허가를 얻어낸다면 국내 빅테크 기업이 보험업에 진출한 첫 사례가 된다. 3500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배경으로 한 카카오페이 손해보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 손해보험 업계에 어떤 파란을 불러올지 기존 사업자들은 퍽 긴장하는 모양새다. 기존 손해보험 업계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의 장악력이 강했다. 이전에도 캐롯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디지털보험사가 시장에 진입했지만 이들의 장악력을 비집고 들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의 경우 기존 영업·판매 업계에 지각 변동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금융위 예비 허가 심사가 늦어진 것 또한 카카오 보험이 빅테크 주도의 첫 보험사인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예비 허가가 통과되면 연내에 본허가까지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출범 초기에는 여행자보험, 펫보험 등 소액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미니보험 시장에서 업계 기반을 다진 후에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것이 카카오페이의 구상이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번 손해보험업 예비 허가 심사 또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종합금융사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평가도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한 바 있다.

▶ 온투법 시행 후 1호 P2P 등장하나

온라인투자금융법(온투법) 시행 후 최초의 제도권 P2P 업체도 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온투법은 올해 8월 26일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온투법 유예 기간이 지나면 온투업 등록을 마치지 못한 P2P 금융 업체들은 신규 대출은 취급하지 못하고 기존 대출관리만 가능해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게 된다.

온투업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P2P 업체는 총 40곳. 이 중 1차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한 피플펀드와 8퍼센트, 렌딧, 오션펀딩, 와이펀드, 윙크스톤파트너스 등 6개사에 대한 심사가 이날 정례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식 등록 P2P 업체 ‘1호’는 이 중에서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투게더펀딩, 펀다, 어니스트펀드, 헬로펀딩 등 2차 신청 업체를 포함해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온투법 시행 이후 온투업 승인이 늦어지면서 국내 P2P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는 추세를 보였다. P2P 분석 업체 미드레이트에 따르면 국내 P2P 업체 수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230개에서 올해 6월 3일 기준 101곳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번 인허가를 통해 P2P 시장도 다시 활력을 띨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장지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