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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G7 정상회담

브렉시트, 백신, 기후변화..G7 회의에 세계의 모든 문제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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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영국 콘월에서 진행중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2년만에 열렸다. 그사이 세계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었고, 영국은 유럽연합(EU)을 떠났으며 미국과 일본은 지도자가 바뀌었다. 전염병으로부터의 회복과 기후변화 위기 해결,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는 것이 주요 안건이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나라의 정상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만큼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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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의장 등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시작된 G7 정상회의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콘월|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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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충돌한 영국과 EU

영국과 EU는 이번 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중 북아일랜드 관련 협정을 두고 충돌했다. 브렉시트는 공식 주제는 아니지만, 유럽 정상들과 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12일 연이어 양자 회담을 가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브렉시트는 지난 1월 31일부터 공식 발효됐는데,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북아일랜드는 영국령이지만 EU 단일시장의 적용을 받기로 했다. 따라서 영국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들어가는 상품도 세관신고 등 통관절차를 받게 됐다. 영국과 EU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절차를 3월까지 유예하기로 했는데, 영국은 유예기간을 10월까지 연장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EU는 즉각 협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영국의 냉장육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논란은 ‘소시지 전쟁’이라고 불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존슨 총리와의 만남에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브렉시트와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 등으로 영국과 불편한 관계를 보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개별 회담에서 “프랑스는 영국과 새로운 우호적 관계를 구축할 의지가 있다”면서 “영국이 협정을 준수한다는 조건하에서”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협정 16조를 발동할 수 있다”며 강하게 대응했다고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북아일랜드 협정 16조는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조약 당사자 중 한쪽이 일방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돼있는데, 유럽이 계속 압박할 경우 이를 발동하겠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는 “EU가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존슨 총리는 G7 회의 주재를 통해 과거 그레이트 브리튼(대영제국)의 영향력을 회복하려했지만, 브렉시트라는 암초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노동당의 리사 낸디 의원은 “무책임한 외교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전 주미 영국대사를 지난 킴 대럭도 “국제협약은 좋아하는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무시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존슨 총리가 “영국은 단일국가”라고 주장한 것이, 오랜 분쟁과 독립시도 끝에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을 통해 영국령으로 남기로 한 북아일랜드 내 독립파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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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양자회담을 갖고 있다. 콘월|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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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개발, 기후변화 대처

이번 회의의 핵심주제는 코로나19 백신과 기후변화위기 해결이다. BBC방송 등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을 100일 이내에 빠르게 개발하는 안을 추진하는 내용이 공동성명에 담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백신 5억회분, 영국은 1억회분, 일본과 프랑스, 독일은 각각 3000만회분을 저소득국가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사무총장은 “내년 G7 회의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전세계 인구의 70%까지 접종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럴려면 110억회분이 필요하다”며 G7 정상들을 압박했다. 그러나, CNN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만나 코로나19 대처와 바이러스 기원 조사 등을 두고 “WHO의 빠른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공동성명에는 기후변화 위기 해결을 위해 7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에 비해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약속을 담는 방안이 논의됐다. 회의가 열린 영국 콘월에는 환경활동가들이 모여 “지금 당장 행동”을 촉구하는 다양한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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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활동가들이 12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콘월에서 기후변화위기 해결을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 거리시위를 하고 있다. 콘월}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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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2일(현지시간) 팔꿈치를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콘월|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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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의 등장과 퇴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9월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G7 회의에 참석했다. 2006년 러시아에서 열린 G8 회의에 처음 참석한 메르켈 총리는 이번이 15번째 참석으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기록(13번)을 뛰어넘었다. 7개 국가 중 유일한 여성지도자이기도 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처음으로 G7 회의에 참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등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는 그는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힘을 얻게 됐다. CNN은 “다자주의를 무시하던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이 퇴장하면서 G7회의 분위기가 지난 번과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G7 정상회의는 13일까지 열린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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