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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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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vs 애플 | 클라우드 MS-5G 애플 ‘시가총액 1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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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6월 24일(미국 현지 시간) 266.6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했다. 장중 2조달러를 넘어선 적은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4월 1조달러 돌파 기록을 세운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상장사 중 시총 2조달러를 넘어서는 두 번째 기업이 되며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게 됐다. 애플은 지난해 8월 2조달러 클럽에 진입하며 미국 기업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6월 30일 종가 기준 애플 시가총액은 2조3750억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싸다.

두 기업 간 몸값 차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5000억달러가 넘었으나 6월 말 3000억달러대로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월 30일 270.9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 24.44%를 기록한 결과다. 이날 기준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은 2조400억달러다. 애플은 올 들어 5.83% 오르는 데 그쳤다.

매경이코노미

▶모바일 시대 적응 못해 흔들

▷사티아 CEO 클라우드 전략에 반등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총 2조달러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이 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설립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우와 MS 오피스 등을 선보이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위기를 맞이한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을 비롯한 쟁쟁한 경쟁사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다. 이들은 운영체제와 이메일, 메신저, 검색엔진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PC보다 모바일 기기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이 트렌드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2007년 미국에서 활동하는 컴퓨터과학자이자 벤처 투자가 폴 그레이엄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많은 돈을 벌지만 더 이상 다른 기업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죽었다”는 분석을 내놨고 다들 동의했다.

그러나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나델라 CEO는 취임 이후 클라우드 사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영업 직원이 클라우드 제품을 판매하는 데 공을 들이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바꾸고 투자자가 클라우드 사업에 관심을 쏟도록 유도하기 위해 분기별 클라우드 부문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유망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섰다. 2014년에는 25억달러를 들여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했고 2016년 링크드인(262억달러), 2018년 깃허브(75억달러)와 합병했다. 2016년 컴퓨터 사이언티스트와 엔지니어 5000여명으로 구성된 AI 리서치 그룹을 출범하는 등 연구개발(R&D)에도 공을 들였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은 꾸준히 성장한다. 2017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에는 매출이 직전 회계연도 대비 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후 매 회계연도에 14%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0% 이상 늘며 성장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2017 회계연도에는 영업이익이 11.3% 늘었는데 이후에는 꾸준히 2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것도 돋보인다. 2021 회계연도 들어서도 긍정적인 흐름은 이어진다. 1~3분기 누적 매출 1220억달러, 영업이익 508억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1%, 28.5% 늘었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연간 매출 1661억달러를 예상한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6월 24일 공개한 새 운영체제 ‘윈도우11’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쓰는 앱을 윈도우11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윈도우 내 앱스토어에서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것도 호평받는다. 애플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서는 앱 개발자가 애플이 개발한 결제 시스템 이외에 다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다. 앱을 통해 버는 돈의 15~30%를 애플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 논란이 되며 애플은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이다.

최근 음성인식 기술 업체 ‘뉘앙스’를 인수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애플 음성인식 엔진 시리를 개발하면서 이름을 알린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서비스에 뉘앙스 기술을 결합하고 헬스케어 등 여러 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게임 기업 베데스다를 인수하는 등 게임·메타버스(가상현실) 부문을 키우기 위한 전략도 펼치고 있다.

▶만만치 않은 상대 애플

▷5G 1등에 전기차 시장 진출도 준비 중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섭게 달려오고 있지만, 애플이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5G 부문에서 특히 돋보이는 성과를 낸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애플의 5G 시장점유율은 30.2%로 압도적인 1위다. 삼성전자(12.7%), 오포(16.1%), 비보(14.5%), 샤오미(12.4%) 등 경쟁사와 격차가 크다. 애플이 5G 스마트폰 시장 후발 주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값진 성과다.

5G 스마트폰은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올해 5G 휴대전화 5억3900만대가 판매되며 전체 판매량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5G 스마트폰 비율은 2019년 1%, 2020년에는 15.5%에 불과했다.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CPU M1을 개발하고 올해 이를 사용해 만든 맥북을 선보였다. 또한, 전기차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 예상한다. 2018년 테슬라에서 근무하던 임원 더그 필드를 영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BMW에서 전기차 부문 임원을 지내고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에서 근무한 울리히 크란츠를 스카우트했다.

▶MS vs 애플, 투자 어디에

▷단기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우세

투자자 고민은 깊어진다. 둘 중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두 종목 모두 잠재력이 크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는 것이 증권 업계 중론이다.

틸 린드 린드에쿼티 창업자 겸 회장은 “애플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이폰을 판매해 매출의 대부분을 거둬들인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고객이 많다. 기업 고객은 요구가 훨씬 다양하다.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한 소프트웨어, 비용 절감을 위한 소프트웨어 등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을 쓴다. 그만큼 사업 기회가 많고 잠재력이 크다. 애플이 최근 몇 년간 한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이 이유에서라고 판단된다. 두 종목 중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퀸트 타트로 줄파이낸셜 회장은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택하겠다.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견을 보탰다.

JC 오하라 MKM파트너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두 종목 모두 유망하다. 단기 상승 모멘텀이 더 큰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라고 판단된다”면서도 “최근 순환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애플 주가가 다른 IT 종목에 비해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 역시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6호 (2021.07.07~2021.07.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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