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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김여정 “지켜보겠다” 발언 하루만에… 與일부 “한미훈련 연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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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압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남북 교류에 시동이 걸린만큼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부부장 담화가 있은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또 송영길 대표는 “이번 훈련은 전작권 전환에 따른 것”이라며 김 부부장 우려를 불식시키는 취지로 발언했다. 남북 간 통신선만 복원됐고 북한이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있는 태도는 보이지 않고 있는데 당정이 또 ‘희망적 사고’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 與 설훈 “협력에 시동 걸려… 연합훈련 연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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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조선일보DB


민주당 설훈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서 “8월말 한미연합훈련은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남북이 1년만에 통신선을 복원하고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협력 물품 2건 반출을 승인한 것을 언급하며 “교류협력 재개에 시동이 걸렸다”고 했다. “현 국면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1일 오후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 연습을 벌여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해 예의주시해볼 것”이라고 했다. 한미 당국이 10~13일, 16~26일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과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통신 연락선 복원에 따른 대가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됐다.

설 의원은 현재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1일 그가 속한 민주당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국회의원 76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능동적인 접근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의 군사 연기를 한미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 與, 남북관계 개선 절실… 송영길 “이번 훈련은 전작권 전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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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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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의 진행 여하에 따라 남북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은 정권 말 그만큼 여권 인사들이 남북관계 복원에 절실하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선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 불리는 윤건영 의원 등 지난달 통신선 복원 후 내년도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의원들이 늘었다. 윤 의원은 “2018년 평창 올림픽을 통해 잃어버렸던 남북관계 10년을 되찾는 계기를 만들지 않았느냐”고 했다.

여권에선 남북이 대화 국면으로 돌아서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 직전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압승을 거둔 바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공들여 추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정권의 레거시(legacy)로 남아 정권 심판론을 불식시킬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년 대선(3월9일) 직전에 중국 북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려 남북 간 빅 이벤트를 추진하기에 시기적으로도 좋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훈련은 시뮬레이션 방식의 전투 지휘소로 실시될 예정”이라며 “김여정 부부장이 말한대로 적대적 성격이 아니라 전작권 회수를 위한 필수적 훈련”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여당 대표가 나서서 한미연합 훈련 관련 ‘전작권 전환용’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으로 조성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에서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 담화에 대해선 “명의나 발표시기 등에 대해 특별히 논평할 사항은 없다”고 했다.

◇ 野 “협박 굴복하면 영원한 북핵 인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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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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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북한과의 교류 및 대화 재개를 환영하면서도 “선거용에 그치거나 한미 연합훈련에 방해가 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과거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답변을 받아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은 김여정 담화에 대해 “김정은 남매의 협박에 굴복해 연합훈련을 중지한다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잃는 것은 물론 영원히 북핵을 사는 인질이 될 것”이라며 “이번 북한 흔들기 고비를 넘겨야 주도권을 쥐고 북한을 진정한 비핵화 입구에 데려다 놓을 수 있다”고 했다.

전직 외교부 고위 간부는 “북한이 비핵화 관련 실질적인 의지를 보여준게 없고 미국에도 마찬가지”라며 “비핵화 진전이 없는 정상회담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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