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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삼성·하이닉스는 아니라는데···패닉 부른 'D램 고점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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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연중 최저치

연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 커져

반도체 업계에선 D램 수요 이어질 것 전망

반도체 재고와 짧아진 사이클로 전망 불투명

중앙일보

DDR5 D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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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특히 D램 가격이 고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올 하반기나 내년에도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D램 가격 전망은 왜 이렇게 엇갈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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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근 1개월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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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피크 아웃' 우려 확산



13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25% 하락한 7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500만 '삼성전자 동학 개미(개인 투자자)'는 패닉에 빠졌다. SK하이닉스는 1% 오른 10만1500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일주일 새 주가는 15% 가까이 내렸다.

급증했던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줄면서 D램 가격이 연내에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D램 고정가격에 앞서가는 현물거래 가격의 낙폭이 커지면서 ‘피크 아웃(정점 통과)’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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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최근 1개월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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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 가격 낙폭 커져



특히 이런 우려는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13일 KB증권은 ”반도체 현물가격 하락과 재고 증가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전환 전망 등 다운사이클 우려가 부각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현물가격 낙폭이 확대 중”이라며 “이런 상황은 단기간 내 고정거래 가격의 하락과 반도체 업황‧실적 둔화를 암시하는 신호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사용되는 DDR4 8Gb D램의 현물 가격은 13일 기준 4.21달러로 최근 고점이던 지난달 8일(4.86달러) 대비 15%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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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PC·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둔화 전망도



특히 반도체 전방산업인 PC와 스마트폰 시장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PC 수요 둔화와 PC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재고로 D램 가격이 4분기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용 D램의 경우 3분기엔 5~10%가량 가격이 오르겠지만, 4분기에는 추가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 등은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전망 대비 최대 1억대 낮춘 12억~13억대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제품은 D램 전체 수요 중 약 34%를 차지한다. 서버와 PC는 각각 37%, 13%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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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지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업계는 "우려 과도…수요 증가세 이어질 것"



반면 반도체 업계는 상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고점론’ ‘피크 아웃’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낮은 재고 수준이 지속해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일부 D램 제품별로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D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1%, 낸드플래시는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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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공급사는 재고 1주, 고객사는 5~10주



업계에서는 이렇게 전망이 엇갈리는 원인을 ‘반도체 재고 미스매칭’과 ‘짧아진 업다운(Up-Down) 사이클’에서 찾는다. 이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는 1주 치 미만으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PC 제조업체 등 고객사의 재고 수준은 5~10주, 일부 업체는 10~12주 치의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재고를 쌓아뒀던 대형 고객사들이 향후 재고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고를 줄여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재고 소진 여부는 외부에서 파악이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만큼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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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년 주기 반도체 사이클 1년으로 짧아져



짧아진 반도체 업황 사이클도 수요 전망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김선우 연구원은 “과거에는 대략 6분기 내외로 사이클이 형성됐지만, 최근엔 상승기와 하락기의 교차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시장의 우려대로 올 연말에 D램 가격이 하락한다면, 이른바 ‘수퍼 사이클’은 불과 1년 만에 끝나는 셈이 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지난해 “메모리 사이클이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짧아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업황 사이클 축소가 반도체 사용처 확대, 들쭉날쭉한 반도체 재고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시장이 거시경제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과거보다 경기순환 주기가 짧아진 것 역시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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