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엔 "임무 위협 시 즉각 군사적 대응" 경고…아프간전 종료 입장 재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G) |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내 미국 요원의 안전한 감축 등을 위해 5천 명의 미군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또 아프간 반군인 탈레반이 이 임무를 위험에 처하게 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인 아프간전을 종식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미군 철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프간에 5천 명의 미군 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과 동맹국 요원의 안전한 감축, 그리고 아프간전 때 미국을 도운 현지인의 대피를 돕는 임무를 수행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2001년 9·11 테러로 시작된 아프간전을 끝내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이달 31일을 목표로 현지 주둔 미군의 철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장악 지역을 넓히며 수도 카불까지 위험해지자, 미 정부는 지난 12일 카불에 있는 미국 대사관 직원을 대폭 축소하고 이를 돕기 위해 3천명의 미군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아프간에서 추가 유혈사태를 막고 정치적 합의를 추진하기 위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을 지원하라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별도 성명에서 블링컨 장관이 가니 대통령과 통화하고 폭력 감소를 위해 진행 중인 외교적, 정치적 노력의 긴급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요원과 임무를 위험에 빠뜨리는 어떤 행동도 미국의 신속하고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탈레반 측에 전달했다고 강한 경고의 목소리도 냈다.
아프간 칸다하르 전투현장에서 치솟는 연기 |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미국의 끝없는 주둔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철군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군이 자신의 나라를 지킬 수 없다면 미군이 1년 또는 5년을 더 주둔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5월 1일을 철군 시한으로 탈레반과 합의하고 이미 미군을 2천500명까지 줄인 상황에서 정권을 물려받았다고도 설명했다.
따라서 자신은 미군과 동맹군을 안전하게 철수시켜야 할지, 다른 나라의 내전에서 다시 싸우기 위해 미군을 늘려야 할지 선택지에 직면했다며 자신은 2명의 공화당과 1명의 민주당에 이어 아프간 주둔 문제를 다루는 4번째 대통령이었다고 밝힌 뒤 "나는 이 전쟁을 5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CBS 방송은 복수의 외교·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72시간 내에 소수의 핵심 인력만 제외하고 주아프간 대사관 직원의 대규모 대피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카불의 대사관에 남는 인원은 국무부 외교경호실(DSS)의 특수요원, 대사 등 최고위 정책 결정자들이며, 민감한 정보 파기를 위한 보안 기술자들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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