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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국민의힘, ‘반문(反文) 빅텐트’ 출발 못 하고 좌초 위기 [安, 합당 결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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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야권세력 결집’ 구상 차질

“국민 기대 저버려”… 주자들도 “유감”

후보 단일화 등 연대 가능성은 남아

與 ‘야권분열’ 반사이익 기대 분위기

세계일보

지난 5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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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을 선언하면서 당내 갈등으로 아수라장이 된 국민의힘에 또 다른 충격파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에서 ‘반문 빅텐트’를 기치로 정권 교체의 중심이 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 성립 가능성이 생기면서 이 같은 구상은 일단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합당이 결렬되면서 이후 상황 진전에 따라 당 내부적으로 이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의 합당 결렬 선언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후보 단일화 등 연대의 가능성은 남겨뒀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야권 통합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것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어느 쪽이 통합에 더 절실했는지, 어느 쪽이 한 줌의 기득권을 더 고수했는지는 협상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께서 아실 것”이라고 합당 불발의 책임을 국민의당에 돌렸다. 그러면서 양 대변인은 “다만 정권 교체라는 공통의 목표를 두고, 앞으로의 행보에는 함께할 것이라 믿는다”며 통합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국민의힘 합당 실무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도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연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입장을 냈다. 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합당을 마무리하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며 “양당 간의 합당을 원하셨던 많은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안철수 대표께서 향후에라도 또 다른 정치적 선택의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마다하지 않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 의원은 통화에서 “어떻게든 상황 변화가 있을 테니 필요하다면 (합당을) 결정하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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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유감을 표명하며 정권 교체를 위해 국민의당과 통합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지만, 우리가 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야권 통합과 정권 교체를 바라온 많은 분이 아쉬움이 크다”며 “통합 논의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권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결렬되며 야권이 분열하자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안 대표가 제3지대에 남아 국민의힘이 포괄하지 못하는 중도 표를 흡수하고 선거 막바지에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면 오히려 여권에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병관, 이창훈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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