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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겁없이 카불 여행 간 英대학생, 탈출 비행기 '셀카' 논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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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로 여행을 갔던 영국 대학생이 17일(현지시간) 영국 군용기를 타고 아프간을 무사히 탈출했으나 그의 행동에 논란이 일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BBC, 익프스레스 등에 따르면 영국 군용기를 탄 마일스 로틀리지(21)는 군용기 내부와 자신의 모습을 영상 촬영했고, 이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나는 이제 두바이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영국군에 감사하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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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불로 여행을 갔던 영국 대학생 마일스 로틀리지가 영국 군용기를 타고 17일(현지시간) 탈출하고 있다. 그가 촬영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이다.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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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촬영한 영상 속에선 탈레반을 피해 피난길에 오른 아프간인들이 빽빽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로틀리지는 동영상을 몰래 촬영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과시하듯 SNS에 올렸다.

앞서 로틀리지는 여행 목적으로 지난 13일 카불에 도착했다가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출국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구글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를 검색한 후 카불을 여행지로 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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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영국 군용기를 타고 탈출 중인 영국 대학생 마일스 로틀리지. 그가 촬영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이다. [페이스북 캡처]


BBC에 따르면 영국은 20년 넘게 아프간에 대해 필수 목적을 제외한 여행은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더욱이 탈레반이 아프간 도시들을 장악하기 시작한 지난 6일엔 아프간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로틀리지는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카불로 여행을 간 것이었다.

그가 절박한 처지인 아프간 난민들 틈에 끼어 군용기를 타고 탈출한 사실도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현지 온라인에선 "당신은 아프간의 여성이나 아이의 자리를 빼앗았다" "당신의 이기적인 행동(여행)으로 비행기에 타지 못하고 남겨진 한 사람은 목숨이 위험하다" "이 청년의 자리는 영국군에 협조했던 아프간 통역관과 같이 탈레반의 표적이 된 사람에게 주어져야 했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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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틀리지가 페이스북 등에 공개한 카불 여행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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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탈출용 미 군용기에 빽빽이 앉은 아프간인들의 모습과 이 군용기에 탑승하지 못한 아프간인 수백 명이 뒤따라 뛰어가고 비행기 외부에 매달린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한편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군은 이틀간 아프간인을 포함해 카불에서 370명 탈출시켰다.

또 17일 영국 정부는 탈출한 아프간인 2만 명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우선 올해 말까지 아프간 난민 5000명을 받은 뒤 5년간 총 2만 명을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탈레반으로부터 인권 침해를 당할 위험이 큰 여성과 어린이 등을 우선 수용한다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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