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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인터뷰] "메타버스 더 생생하게…K그래픽 칩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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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메타버스 가상공간 그래픽에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적용하면 초실감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림자와 사물의 음영은 물론 거울에 비치는 실루엣까지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실리콘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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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의 주도권을 쥘 플랫폼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한 가운데, 더 생생한 메타버스 세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GPU 칩에 도전하는 실리콘아츠가 있다. 이 회사는 생생한 메타버스 환경을 만들어주는 '레이 트레이싱(Ray-Tracing)'이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실감 나는 그래픽 효과를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용량이 큰 그래픽이 매끄럽게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메타버스 환경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사람의 그림자와 사물의 음영을 표현할 수 있고, 거울에 비친 모습까지 그대로 표현할 수 있으며 정교한 그래픽을 구동시킬 수 있다.

메타버스의 성패는 '몰입감'에 달려 있다. 이용자가 빠져들 만큼 생생한 현실을 구현한다 해도 데이터를 처리하고 전송하는 과정에서 '지연 현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세계 최고로 꼽히는 엔비디아 제품은 구축·운용비용이 비싸고 전력 소모가 많아 스마트폰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반면 실리콘아츠는 메타버스에 최적화된 저전력, 고성능 레이 트레이싱 GPU IP를 보유하고 있다.

실리콘아츠는 이 기술로 자체 GPU 칩을 개발 중이다. 이 분야 세계 최고 기업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윤형민 실리콘아츠 대표는 "내년 말 양산용 GPU 칩을 선보이고 2023년 상반기면 제품을 납품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메타버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 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회사 등이 우리의 잠재적 고객"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가 확장될수록 이용자들이 더 많은 그래픽 데이터를 만들어서 넣게 될 텐데, 이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속도 저하, 즉 '병목현상'을 줄여줄 수 있다고 윤 대표는 주장했다.

윤 대표는 메타버스 1세대였던 게임 '세컨라이프'가 실패한 이유도 이 같은 속도 저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컨라이프는 2003년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3년 새 이용자 100만명을 확보했고, 현금으로 환전 가능한 가상코인 시스템도 만들었다. 수많은 아바타들이 일상을 보내며 네트워크를 넓혀 갔지만 소리 소문 없이 몰락하고 말았다. 그는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데이터가 급증하고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다 보니 속도가 느려져 유저들이 이탈한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우리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최고 사양 제품을 기준으로, 4분의 1 가격에 더 나은 성능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아키텍처 기반 기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래픽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우리 경쟁력이 돋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컴퓨터가 얼마나 빨리 계산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컴퓨터 아키텍처' 전문가다. 연세대 지질학과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동 대학원에서 컴퓨터과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 시절 스타트업을 창업했다가 실패를 맛본 뒤, 모교로 돌아와 박사 학위를 받고 삼성 종합기술원에서 7년간 근무했다. 세컨라이프 TF팀과 VR 아키텍처팀을 이끌었고, 레이 트레이싱 칩 개발을 준비한 것은 2007년부터다. 2010년 실리콘아츠를 창업해 레이 트레이싱 칩 상용화에 매진해왔다.

윤 대표는 "PC나 서버용 칩은 자체 생산하고 스마트폰 칩은 퀄컴, 삼성, 미디어텍 같은 회사에 반도체 IP로 공급하려고 한다"면서 "메타버스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술인 만큼 시장이 빠르게 확장될 것이다.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레이 트레이싱 : 가상의 광선이 물체 표면에 반사되는 경로를 추적하여 빛이 반사되는 각각의 점들을 계산해 픽셀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현실 같은 자연스러운 그래픽 효과를 제공하는 차세대 3D 그래픽 렌더링 기법으로 꼽힌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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